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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광장에서 수 백명이 개고기 즐겼다가…

지난해 하지 때 위린 시 청사 앞 광장에서 주민들이 모여 개고기 요리를 먹는 모습.




중국의 일부 지방에선 해마다 하지(夏至)가 되면 개고기를 즐겨 먹는 습관이 있다. 조선족 인구 비중이 높은 동북 지방에선 특별히 계절을 따지지 않지만 일부 남방 지역에선 하지에 개고기를 먹는다. 한국에서 해마다 복날이 되면 견공들이 수난을 겪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광시(廣西) 장족 자치구의 위린(玉林)시가 대표적이다. 이 곳에선 해마다 하지 며칠 전부터 시 전역에서 주민들이 곳곳에 모여 개고기 요리를 즐기는 ‘개고기 축제’가 열린다.



한꺼번에 수십 명, 수백 명이 야외 노천 광장에서 원탁에 둘러 앉아 개고기 요리를 즐기는 주민들의 표정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다.



표면적으로 나서진 않지만 시 정부가 물심양면의 지원을 한다. 인구 700만명 정도인 이 도시에선 개고기 요리점 200여곳이 성업 중이고 한 해 도살되는 개가 60만마리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의 동물애호단체 회원들은 2년여전부터 하지를 앞두고 위린으로 몰려간다. 개고기 식용 반대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서다. 일부 회원들은 단체 기금을 갖고 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개를 사기도 한다. 식당으로 향하기 직전의 견공을 구출해 내는 것이다.



동물애호단체 회원 양샤오윈은 “지난해 15만 위안(약2700만원)의 기금으로 350마리의 개를 구했다”고 말했다. 올해엔 외국의 동물애호단체들도 가세했다. 하지 당일인 22일에는 시 정부 앞 광장에서 시위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이들에 우호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시민은 개를 식용하는 것을 ‘전통 문화’라 여기고 있다. 주민 텅젠이(35)는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는 거나 뭐가 다르냐”며 반문했다.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해 달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개고기 요리를 파는 상점들은 연중 최대의 대목을 맞아 여전히 성업 중이다. 하지만 바깥에 내다 건 간판에선 ‘구’(狗)자를 떼어내거나 가렸다. 불쑥 찾아오는 개고기 반대파들의 시위가 성가시기 때문이다. 그들은 동물애호단체들의 캠페인에 대해 ‘영업방해’ 행위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중국의 네티즌들이 올린 댓글을 보면 대다수가 ‘전통 음식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며 ‘문화적 다양성의 존중’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하지만 ‘야만적인 풍습’이라며 개 식용 습관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애완용으로 개를 기르는 중국인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 자녀 정책의 영향과 아파트 생활 등 서구식 주거 문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중국 도시 지역의 중ㆍ노년 뿐 아니라 젊은 층에도 애완견 기르기가 급속히 확산 중이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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