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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문재인 대표의 메르스 협력정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1일 최초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평택을 방문했다. [김경빈 기자]


강태화
정치국제부문 기자
‘신스틸러(scene stealer)’라는 말이 있다.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란 뜻이다. 영화에서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을 말할 때 쓰는 표현이다.



 메르스 발병이 한 달을 넘어섰다.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철저히 조연이었다. 메르스 사태 극복 책임이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서울시 메르스 대책본부장’을 자처한 박원순 시장, 마스크도 안 쓰고 감염 병원 등을 찾아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가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역할이 있었다.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 문 대표는 “마음에 안 들어도 정부를 중심으로 온 국민이 단합해야 한다. 대통령이 진두지휘해야 국민이 따를 수 있다”고 당내 강경파들을 다독였다. ‘선(先)수습 후(後)문책’이 지금 그가 끌고 가는 야당의 방향이다. 최근엔 정부의 메르스 추경 편성에도 찬성하고 있다. 문제만 발생하면 책임자 퇴진 공세부터 퍼붓던 과거 야당과는 다른 문법이다.



 앞서 5일엔 여야 대표 회동도 제안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갈등을 벌일 때였다. 이틀 뒤인 7일 열린 여야 대표회담에선 ‘여야 초당적 협력안’이 나왔다.



 ‘전통적 야당’답지 않은 이런 밋밋한 대응 때문에 싫은 소리도 들었다.



 메르스 발병 한 달을 맞아 그는 21일, 최초 발병자가 나온 평택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상인들은 “이번 사태에 야당이 야당답지 못했다. 여당은 물론 문 대표와도 싸우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 대표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역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데는 야당도 큰 책임이 있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은 제대로 고치자”고 설득했다.



 정부의 실책은 야당엔 기회다. 지난 한 달간 참모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며 3건의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하나는 메르스 발병 초기 박 대통령과 문 대표의 대응을 날짜별로 비교하는 보도자료였다. 둘째는 박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 직후 “우리도 공격적인 기자회견을 하자”는 건의였다. 셋째는 메르스 한 달에 맞춘 공격적인 대국민담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문 대표는 모두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측근들은 “과거 청와대에서 국정을 운영해 본 문 대표는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려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는 사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은 야권 라이벌인 박 시장보다 3%포인트 안팎으로 뒤처진 상태다. 하지만 과거엔 보기 힘들었던 ‘협력정치’의 싹이 보인다. 과연 문 대표는 ‘신스틸러’가 될 수 있을까.  



글=강태화 정치국제부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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