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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맵-서울] 이곳에 가면 내가 영화의 주인공



영화가 사랑한 서울 촬영지 15

서울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첨단 도시이자, 역사의 현장이고, 나들이 가기 좋은 공원 같은 도시이다. 그래서 서울은 거대한 영화 세트장이기도 하다. 우리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 수많은 작품을 통해, 서울의 다양한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다. 먼 곳으로 떠나는 것만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다. 가까운 주변, 우리가 일상에서 스쳐 지나갔던 장소에서도 충분히 아름답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찾을 수 있다. 영화를 통해 다시금 생기를 얻은 15곳의 촬영지를 소개한다.
 



구로디지털단지 │ ‘전우치’의 첨단 도시
 


구로구 구로동과 금천구 가산동에 걸쳐 있는 구로디지털단지. 고층 아파트형 공장과 빌딩으로 빽빽한 이곳은 21세기 첨단 도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 주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한 영화가 ‘전우치’다. 봉인 돼 있다가 500년 만에 풀려난 전우치(강동원)와 요괴들이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구로디지털단지 액션 신은 말을 타고 다니던 조선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고층 빌딩 사이로 넓은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어 카체이싱 단골 촬영지로 꼽힌다. │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3번 출구 앞


논현동 99-1번지 │ ‘황해’의 편의점을 찾아서
 


씨네시티 맞은편 골목, 논현동 99-1번지는 영화 ‘황해’에서 구남(하정우)의 청부 살인 목표물이 있던 건물이다. 구남은 이 건물과 주변을 며칠 동안 살피다, 살인자로 누명을 쓴채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된다.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는 상관없이, 하정우가 건물 앞 편의점에서 라면과 소시지를 먹는 장면은 ‘황해 세트’ ‘하정우 먹방’ 등으로 숱하게 회자되기도 했다. 영화 속 건물이나 사거리 주변의 편의점·제과점 등은 지금도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 강남구 선릉로145길 21


용산전자상가 │ ‘올드보이’의 전파상
 


도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오대수(최민식)와 미도(강혜정)는 곧장 전자 상가 한 가게로 들어가 쪽지를 들이민다. ‘도청당하고 있습니다. 검색을 부탁합니다.’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올드보이’의 이 명장면은 용산전자상가에서 촬영됐다. 용산전자상가는 온갖 최신식 전자 제품이 몰리는 장소다. 인터넷 쇼핑 때문에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현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구입하려면 이만 한 무대가 없다. 영화에서는 주로 전문가용 장비, 불법 제품 등이 거래되는 장소, 기술자들이 집결하는 장소로 묘사돼 왔다. │ 용산구 한강로2가


광화문 │ 서울의 심장에서 ‘부당거래’
 


종로 광화문 일대는 서울의 축소판이자 한국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수려한 광화문을 비롯해 정부서울청사, 언론사, 고층 빌딩 등으로 빼곡하다. 영화 ‘부당거래’에서 광화문 일대는 부패의 무대로 묘사됐다. 최철기(황정민)와 장석구(유해진)가 부당 거래를 도모하던 빌딩도 광화문 사거리에 있다. 부당 거래가 은밀하고 어두운 장소에서 벌어진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비뚤어진 사회, 권력층의 음모와 사투를 사실적으로 담아내기에 광화문 일대만큼 좋은 무대도 없다. │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


북아현동 │ 골목길을 달린 ‘추격자’
 


북아현동은 서울에 몇 남지 않은 옛길이 위태로이 숨 쉬고 있는 장소다. 가파른 언덕과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두 남자가 추격전을 벌이던 ‘추격자’의 무대도 북아현동이었다. 영화에서는 사건의 무대가 망원동 주택가로 설정돼 있지만 실제 촬영은 북아현동·성북동 등에서 이루어졌다. 영화 ‘체포왕’에서 형사들이 ‘마포 발바리’를 두고 맹렬한 체포 경쟁을 벌이는 장소도 바로 북아현동 골목길이었다. 다닥다닥 붉은 벽돌집, 가파른 계단, 찌그러진 대문 등등, 북아현동 골목길엔 서민적인 정서가 듬뿍 배어 있다. │ 북아현동 능안길 일대


중계마을 │ ‘식객’의 달동네
 


노원구 중계동 무수 지하 차도 옆에 있는 중계동 중계마을. 백사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 달동네는 서울의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영화 ‘식객’에서는 최고숯쟁이 성일(안길강 분)이 어머니와 극적인 상봉을 하는 장면에서 등장했다. 불암산을 마주 보며 언덕 위에 형성된 중계마을은 오르막 언덕 위에 촘촘한 집들이 모여 앉아 있다. 좁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미로 같은 집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경사가 제법 심한 편이다. │ 노원구 중계본동 산 104-40 일대


자양동 차이나타운 │ ‘아저씨’ 원빈이 헤매던 동네
 


자양동 차이나타운은 과거 성수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저렴한 월세방을 찾아 모여들며 형성된 곳이다. 접근성이 좋고 중국 소수민족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인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즐비한 양꼬치 전문점들 때문에 ‘양꼬치 거리’로 불리기도 한다. 영화 ‘아저씨’에서는 태식(원빈)이 납치된 소미(김새론)를 찾아 헤매는 곳으로 등장한 바 있다. 중국어로 된 간판들이나 길쭉하게 일자로 뻗은 거리가 이국적이다. │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6번 출구 인근


송파 위례성길 │ ‘강철중: 공공의 적 1-1’의 출동 길
 


올림픽공원 옆 백제의 옛 성터를 따라 은행나무 터널이 형성돼 있는 위례성길은 낙엽 길로 인기 높은 장소다.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걸을 수 있는데, 길이가 무려 800m나 된다. 길 중간중간 넓은 벤치가 있어 걷기에도, 쉬어 가기에도 좋은 곳이다. 위례성길은 의외로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에서 강철중(설경구)이 거니는 길로 등장했다. 강철중이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거나, 경찰서로 돌아오는 자동차 신 대부분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 앞 일대


서소문 철길 건널목 │ ‘타짜’고니가 아귀 만나러 가는 길
 


서울역에서 경의선 방향으로 출발하는 기차의 첫 번째 역이었던 서소문역. 역사는 현재 사라지고 없지만 역 앞 철길 건널목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서소문 고가 차도 아래, 서소문역 터에 아담한 철길 건널목이 있다.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철길과 건널목 그리고 기차와 사람이 어우러져 늘 정겨운 분위기가 흐른다. 영화 ‘타짜’에서는 고니(조승우)가 최후의 대결을 앞두고 아귀(김윤석)를 만나러 가는 길에 서소문 철길이 나온다. │ 서소문 근린공원 옆 철길 건널목


남산 회현시민아파트 │ 낡은 아파트에서 ‘주먹이 운다’
 


1970년 남산 자락에 들어선 무허가 불량 주택을 철거하고 도시 빈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지어진 아파트다. 구조가 독특한데, 남산 비탈에 지어지다 보니 출입구가 1층과 6층 두군데에 있다. ‘ㄷ’ 자 모양의 독특한 외관과 낡은 이미지 때문에 ‘주먹이 운다’ ‘소름’ ‘친절한 금자씨’ 등의 영화 촬영장으로도 이용됐다. TV 예능 ‘무한도전’의 ‘여드름 브레이크’편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영화 ‘주먹이 운다’에서는 문제아 상환(류승범)과 그의 할머니(나문희)가 살고 있는 낡은 아파트로 등장했었다. │ 중구 회현동1가


충신동 달팽이길 │ ‘수상한 고객들’이 사는 오르막길
 


종로구 충신동 달팽이길은 한 바퀴 빙 돌아가는 찻길로 마치 달팽이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차가 지나다니기도 어려울 만큼 좁은 골목에는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오래된 집들이 즐비하다. 사진 촬영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아직도 동네 주민이 아니면 쉽게 찾을 수 없는 길이다. 영화 ‘수상한 고객들’에서는 보험왕 배병우(류승범)가 가난한 고객 최복순(정선경)의 집을 찾아가는 장면에 달팽이길이 나온다. │ 율곡로를 따라 동대문 방향으로 가다 ‘낙산공원 가는 길’로 진입


양재천 │ 정겨운 ‘말아톤’ 코스
 


양재천은 주택가와 닿아 있는 하천이지만, 동네 하천이라고 하기에는 꽤 긴 구간이 규모있게 정돈되어 있다. 과천에서 시작되어 잠실 탄천으로 흘러 들어 한강과 만나며 우면?양재·도곡·개포·대치 등 서울 강남권의 주요 거점을 관통한다. 영화 ‘말아톤’에서는 양재천과 잠실의 탄천이 만나는 곳에서 코치와 함께 훈련하는 초원(조승우)의 모습이 등장한다. 영화 크랭크인에 앞서 조승우가 마라톤 연습을 하던 장소도 바로 양재천이다. │ 탄천양재천방문자센터 인근


경희대 │ ‘클래식’의 낭만 캠퍼스
 


경희대 서울캠퍼스에는 고풍스러운 본관과 평화의 전당을 비롯해 중앙도서관, 자연사박물관 등 운치 있는 건축물이 많다. 교문을 지나 펼쳐지는 등굣길, 깔딱 고개, 노천 광장 등은 한적하고 편안한 공원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한다. 영화 ‘클래식’에서 조인성과 손예진이 윗옷을 함께 쓰고 빗속을 뛰어가던 명장면이 바로 경희대 교정에서 촬영됐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김하늘의 성인식 댄스 장면도 경희대 노천 광장에서 촬영됐다. │ 동대문구 경희대로 26 02-961-0114


코엑스 아쿠아리움 │ ‘초능력자’의 무대
 


푸르른 바닷속을 걷는 듯한 거대한 해저터널. 머리 위로 유유히 지나가는 상어와 대형 가오리, 군무를 추며 물속을 유영하는 수천 마리의 정어리 떼 등.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물의 여행이라는 수족관 테마로 이루어진 해양 테마파크다. 영화 ‘초능력자’에서는 초인(강동원)이 초능력을 통해 물고기 떼를 조종하는 장면이 나온다. 초인의 시선에 따라 물고기 무리 전체가 일제히 방향을 바꾸는 모습이 임팩트 있게 담겼다. │ 강남구 봉은사로 524 코엑스 02-6002-6200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 살 떨리는 ‘이끼’의 공간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 탄압, 광복 이후 정치적 격변과 민주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의 고난과 아픔을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다. 역사관은 삼일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되어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고문실·사형장·역사전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관리 상태가 좋아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형무소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끼’에서는 유목형(허준호)을 굴복시키기 위해 집단 폭력을 행사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감옥 외에 형무소의 야경, 복도 등이 담겼다. │ 서대문구 통일로 251 독립공원 02-360-8590

 
7월 Jtravel 트래블맵 코너는 서울의 촬영지를 보다 다양하게 소개하기 위해 서울영상위원회의 ‘영화가 사랑한 서울 촬영지 100선’을 바탕으로 꾸몄다.

정리=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그래픽=김일환 kh0329@joongang.co.kr
사진= 서울영상위원회·중앙포토·각 영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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