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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다시 교복을 입고, 이번엔 격렬한 액션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박보영

 


타고난 동안 때문일까. 박보영(25)은 그동안 여러 작품에 걸쳐 교복 입은 여학생을 연기해 왔다. ‘과속스캔들’(2008, 강형철 감독)부터 ‘피끓는 청춘’(2014, 이연우 감독)까지 교복이란 교복은 다양하게 입어 봤던 그다. 미스터리 스릴러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6월 18일 개봉, 이해영 감독, 이하 ‘경성학교’)에 이르러 일제강점기의 여학생까지 맡았다. 병약한 소녀 주란은 그동안 박보영이 맡아 왔던 청순하거나 발랄한 여학생과는 달리 매우 어둡고, 슬픈 사연을 가진 캐릭터다.


역시 예상한 대로다. 박보영은 발랄하고 싹싹하다. 인터뷰 자리에 나타난 그는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대하듯, 기자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영화는 어떻게 보셨어요?” 살짝 긴장된 그의 목소리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빠르고 명랑한 고음으로 바뀌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똑똑 흘릴 것 같은 영화 속 주란은 온데간데없이, 우리가 익히 아는 박보영이 앉아 있었다.


-극 중 입고 나오는 교복이 예쁘더라.

“정말? 감독님이 심사숙고해서 고른 의상이다. 리본 모양이나 색깔, 옷 소재와 신발 브랜드 등 소품 하나 하나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교복 뿐만 아니라 세트장이 하도 예뻐서, 촬영 끝나고서 함께 출연한 여배우들과 함께 장소를 옮겨다니며 사진 찍느라 바빴다.”

-‘경성학교’를 고른 특별한 이유는.

“1930년대라는, 조금은 생소한 시대 배경이 무척 특별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주란은 감정의 스펙트럼이 무척 넓은 캐릭터였기에 욕심이 났다. 병약한 몸 때문에 매사에 수동적이었던 주란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적극적인 캐릭터로 변해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경성학교’는 일제강점기가 한창인 1938년, 외딴 여자 기숙학교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다룬다. 새로 전학 온 주란은 하나둘씩 실종된 친구들에 대한 환각에 시달리며 차츰 기숙학교의 교장(엄지원)과 여학생들에 얽힌 끔찍한 사건의 전말에 다가간다. 박보영은 다급한 상황에 던져진 주란 역할을 위해 이전에 해본 적 없던, 강도 높은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와이어를 이용한 격투 액션부터 수중 연기까지 보여줬는데.

“신체적으로 준비할 게 무척 많았다. 무엇보다 적당한 ‘폼’을 잡는 게 힘들더라. 무턱대고 멋있는 자세보다 진짜처럼 보이는 자세를 잡는 게 중요했다. 예를 들면 주란이 일본군의 목을 움켜 잡고 들어올리는 장면이 있는데, 어떻게 손 끝에 힘을 줘야 실제로 들어올리는 것처럼 보일지 고민과 연습을 많이 했다. 수중 촬영은 이번에 처음 해 봤는데, 물 속에서 눈을 뜨는 게 그렇게 힘든지 처음 알았다.”

청소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2006, EBS)으로 데뷔한 박보영은 올해로 10년차 배우다. 그동안 대부분의 촬영장에서 막내로 귀여움을 받던 그였지만, 유독 신인 연기자들이 많았던 ‘경성학교’ 촬영장에서는 후배들을 격려하며 연기했다고 한다.


-이번 촬영 현장에선 선배 역할을 많이 했다고.

“현장 경험이 없는 내 또래 후배들이 많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연기에 대해 조언할 입장은 아니지만, 현장의 기술적인 부분은 조금씩 알려줄 수 있었다. 조금만 설명해주면 금세 이해하더라. 후배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내 연기를 유심히 지켜보는 모습은 꼭 관객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느낌 같았다. 좀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생겼고.”

-소녀 캐릭터에서 벗어나고 싶진 않나.

“예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동안 비슷한 질문을 계속 받다 보니 ‘내가 빨리 소녀 이미지를 벗어나야 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그런 고민은 내가 연기를 잘하는 데 있어서 아무 도움도 안 되더라. 내가 당장 잘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언젠가 성인 역할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안그래도 지금 촬영 중인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정기훈 감독)에선 연예부 신입 기자 역할을 맡고 있다. 제법 사회 초년생처럼 보인다는 얘길 듣는다(웃음).”


글=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사진=라희찬(STUDIO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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