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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으로] 시진핑 꿈은 ‘너도 살고 나도 살자’ … 유라시아 65개국 공동 발전 원해

리시광 칭화대 교수는 “인(仁)과 화(和)를 보편적 가치로 추구하고 실현 하는 것이 중국의 발전 모델”이라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11월에 열린 18차 공산당 대회에서 ‘중국의 꿈’을 의미하는 중국몽(中國夢)이란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당시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은 근대 이후 중화민족의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중국몽’ 제안자, 리시광 칭화대 교수



 2013년 3월 취임 이후 중국몽은 시 주석의 중요한 지도 사상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몽에는 ‘두 개의 백년(兩個百年)’이란 야심 찬 이정표가 따른다. 하나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또 하나는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다. 두 단계로 나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책사인 왕후닝 정치국원 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에 의해 중국몽의 구체적 설계도가 그려졌다. 중국몽은 시진핑 시대 중국이 나가는 방향을 읽을 수 있는 핵심 키워드다.



 중국몽이란 화두를 가장 먼저 내놓은 이는 리시광(李希光) 칭화대(淸華大) 글로벌커뮤니케이션센터 주임 교수다. 시 주석은 중국몽 실현의 방안으로 2013년 9월에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발표했다. 일대(One Belt)는 중국에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는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 일로(One Road)는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말한다. 리 교수는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일대일로를 세계에 알리는 일을 맡고 있다. 중국 정부의 대형 프로젝트인 중국문화소프트파워발전전략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2013년 한국에서 『중국몽과 소프트 차이나』(차이나하우스)를 출간했다. 한국투자증권 초청으로 방한한 리 교수를 최근 두 차례 만나 인터뷰했다.



 - 중국몽을 가장 먼저 제기했는데.



 “2010년 칭화대에서 토론회를 열어 중국과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비교했다. 미국은 자유의 여신을 상징으로 할리우드를 포함해 미국몽(美國夢·American Dream)이 있는데 중국엔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내가 2011년 중국몽을 꺼냈다.”



 - 중국몽의 실현 방법은.



 “시 주석은 일대일로와 3개 자신감을 제시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신실크로드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에 걸치는 새로운 유라시아 경제지대를 건설할 것이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길·이론·제도 등 3개의 자신감을 제시했다. 이런 자신감이 없으면 중국몽은 단순한 전설에 그칠 뿐이다.”



 - 일대일로 구상의 배경은.



 “일대일로를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와 글로벌 게임 규칙을 만들자는 것이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박사가 저서 『거대한 체스판』에서 말한 대로 ‘유라시아의 발칸(중앙아시아·페르시아만·중동 일대)’을 안정시키는 나라가 중앙아시아를 통제할 수 있다. 그런데 영국·소련·미국이 차례로 이 지역에서 모두 실패했다. 중국이 사용하는 천연가스와 석유의 3분의 1을 중앙아시아에서 수입한다. 중국인의 의식주는 이제 일대일로와 떼어 놓을 수 없다. 중앙아시아는 부상하는 중국 앞에 놓인 거대한 도전이다. 중국은 미국이 실패한 길이 아닌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 새로운 외교 전략인가.



 “시 주석은 지난해 4월 아시아공동체 구상을 발표하면서 책임·이익·운명 공동체를 강조했다. 그 기초 위에 일대일로를 내놓았다. 미국인들은 일신(一神)론을 믿기 때문에 시비와 흑백, 그리고 너와 나의 구분이 분명하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소련도 일신론이다. 자기 종교를 믿지 않으면 이교도로 취급한다. 미국은 일신론에 기반한 미국식 민주정치를 확산시켰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추진하면서 다신론으로 가야 한다. 다원주의를 존중해 각국이 각자의 길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또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 무신론자들이 모인 중국공산당이 다신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흥미롭다.



 “당원이지만 불교와 도교를 믿는다. 기독교와 달리 불교는 무신론이다. 달라이 라마도 무신론자다.”



 - 과거에는 도광양회(韜光養晦·힘을 기르고 때를 기다림)를 강조했는데, 최근 들어 유소작위(有所作爲·적극적으로 역할을 함)를 강조한다.



 “도광양회 시기에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고려해 정치적으로 다투지 않았고 미국 앞에서 중국의 정치제도를 강하게 주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공산당 집권하에 다당제는 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미국에 말한다. 시 주석은 공산당의 통치력을 약화시키는 정치개혁을 더 이상 논하지 않는다. 선거보다 좋은 정부를 중시한다. 정치제도 선택에 있어 칼집에 칼을 꽂고 있는 도광(韜光)과는 달리 내 칼을 드러내 보이는 양검(亮劍) 단계다.”



 - 일대일로와 AIIB는 어떤 연관성이 있나.



 “일대일로를 추진하려면 길을 뚫는 게 중요하다. 철도·도로·공항·항구를 만들어야 하는데 8000억 달러(약 884조원)라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 중국이 파키스탄 인프라 건설에 470억 달러를 투자해 일대일로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중국 표준(China Standard)과 중국 모델을 연구해 왔는데.



 “중국은 인(仁)과 화(和)를 보편적 가치로 여긴다. 이것이 중국식 발전 모델이다. 미국식 선거민주주의는 서로 투쟁하지만 중국은 서로 의지하는 ‘인(仁)’을 중시한다. 벼(禾)와 입(口)이 결합된 한자 ‘화(和)’에서 보듯 중국은 음식을 나눠 먹어 다 함께 부유해지길 바란다. 과거의 식민주의 방식이 아니라 중국은 일대일로에 포함되는 65개국 40여억 명이 모두 부유하길 바란다. 미국은 나만 먹고 상대는 먹을 밥이 없는 ‘제로섬 게임’을 해왔다. 중국 방식은 ‘나도 살고 너도 살자(Live and let it live)’는 거다.”



 - 중국은 전국시대에 역성(易姓)혁명을 주장한 맹자의 길을 가나, 아니면 춘추시대에 기존 질서를 존중한 공자의 길을 가나.



 “국내 상황이 복잡하지만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 인류가 추구하는 이상사회의 궁극적 목표는 공자가 예기(禮記) 예운(禮運)편에서 묘사한 대동(大同)사회다. 노인들은 편안하게 일생을 마치고(老有所終), 장년이 되면 일자리가 생기고(壯有所用), 아이들은 잘 자라나는 것(幼有所長)이다. 행복 실현이 가장 중요하다.”



 - 일대일로에서 한국의 역할은.



 “ 일대일로에는 허브가 필요하다. 일대일로의 기점을 한국에 둬야 한다. 한반도는 고대 실크로도의 한 축이었다. 중국은 한국이 일대일로에 적극 투자하길 바란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과거의 조공(朝貢) 시스템으로 아시아운명공동체를 만들려고 한다는 의심도 있다. 그러나 한·중 관계는 평등하고 지금은 황제도 없다.”



글=장세정 기자, 왕웨이 인턴기자 zhang @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 BOX] 만주족 출신 … “매일 아침 김치와 밥 먹어”



리시광 교수는 만주족 출신으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 리 교수는 1959년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 출생이다. 중국 대륙을 침략했던 일본이 건설한 탄광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의 부모는 탄광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리 교수의 원래 뿌리는 랴오닝(遼寧)성이다.



 만주족인 어머니가 랴오닝성 신빈(新賓) 만주족 자치현에서 조선족과 같이 성장했다. 이 때문에 리 교수는 어릴 적부터 조선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고 조선족과 한반도를 이웃이자 형제처럼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리 교수는 “매일 아침 김치와 함께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중앙당교(黨校) 앞에 있는 고급 북한 식당인 해당화에도 자주 들렀는데 한 달 전에 문을 닫아 아쉽다고 했다. 해당화는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공무원들의 판공비를 통제하면서 영업이 안 돼 문을 닫았다.



 리 교수는 한·중 수교(92년 8월) 1년 전에 유네스코 실크로드 청년학자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경주를 방문한 경험도 있다. 신라시대 경주는 실크로드의 동쪽 끝이었다.



 관영 신화통신에서 정치문화편집실 주임으로 일하던 97년엔 당시 최고 실권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 서거 소식을 보도했다. 명문 난징(南京)대를 졸업했고 미국 하버드대 방문연구원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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