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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99세 역사학자의 일갈 “서양은 오만에서 벗어나라”

100년의 기록

버나드 루이스·분치 엘리스 처칠 지음

서정민 옮김, 시공사, 512쪽, 2만5000원




『중동의 역사』(까치·1998)라는 기념비적인 저서를 냈던 버나드 루이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새 책이다. 그의 나이는 99세. 그간 겪어온 지난 1세기의 인류 역사와 중동에 대한 그만의 지식탐구를 버무려 하나의 책으로 엮었다. 영국 런던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어떤 계기로 중동을 연구하게 됐는지, 또 그 과정은 어떠했는지를 돌아본다. 일종의 자서전 성격이다.



 지은이는 “특정 이념과 권력에 대한 충성심과 편견이 학자의 역사 인식과 표현을 왜곡할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과거 서구의 역사학자들은 다른 문명을 부정적으로 인식했고 서구의 것만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서구의 것이 모두 나쁘다고 가정하는 게 더 시류에 맞는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일부 학자가 자기 것만 옳고 다른 것은 나쁘다는 “지독한 민족주의적 오만함에 싸여 있다”라고 돌직구를 던진다.



 지은이는 1915년 오스만 튀르크가 저지른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을 언급한다. 그는 이 사건을 홀로코스트와 동일 선상에 놓기를 거부해 아르메니아인의 반발을 샀다. 그 이유에 대해 “아르메니아인이 끔찍한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나 사건이 그들의 무장반란으로 야기됐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기회로 지배자들에게 반란을 일으킨 일종의 민족해방투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단지 유대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나치로부터 인종 학살을 당한 홀로코스트와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 부분은 지금도 국제사회에서,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논쟁 대상이다. 민감한 사안 앞에서도 한사코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에서 노학자의 위엄이 보인다.



채인택 논설위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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