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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난 수입차, 대체 차량 국산으로 내주자"

국산차와 수입차 사이에 교통사고가 났을 때 국산차 운전자의 책임액 상한선을 법제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수입차 수리기간 동안 대체차량으로 국산차를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 선상에 올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손해보험협회·보험개발원 관계자 등은 최근 회동을 갖고 보험금 절감방안 등 수입차 관련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수입차가 보험금 지출의 주요인으로 떠오르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수리비 총액은 1조101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차량 수리비 총액 5조2550억원의 21%에 달한다. 지난해 보험가입차량수의 15분의 1(6.7%)정도인 수입차가 수리비로는 전체의 5분의 1을 쓴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한 대당 평균 수리비도 수입차가 274만원으로 국산차(95만원)의 3배에 육박한다. 수리기간 중 제공되는 대체차량의 평균 렌트비도 137만원으로 국산차(39만원)의 3배가 넘는다. 약관상 ‘동종의 차량’을 제공하도록 돼 있어 렌트비가 훨씬 비싼 수입차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미수선수리비 역시 수입차 관련 보험금 지출을 늘리는 요인이다. 미수선수리비는 수리비조로 받는 현금을 말하는데 과잉 청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입차의 평균 미수선 수리비도 240만1000원으로 국산차(61만7000원)의 4배에 가깝다. 보험사기에도 자주 악용된다. 지난 3월 경남 거제에서 발생한 ‘람보르기니 가짜사고 사건’ 당시에도 미수선수리비로 1억원이 요구됐다.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이 88%대까지 치솟은 상황이라 ‘보험금 먹는 하마’인 수입차는 방치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민·관 합동 수입차 대책회의’에서는 각종 대안들이 제시됐다. 먼저 국산차 등 저가차량 운전자의 분담액 상한선을 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차량 사고가 발생하면 민법상 과실책임주의에 입각해 과실비율에 따라 손해액이 분배된다. 상한선이 없기 때문에 예를 들어 10%의 책임만 지는 경우에도 손해액이 2억원이면 2000만원을 내야 한다. 이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상한선을 명시하는 방식으로 보완하자는 얘기다. 최근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교통사고 손해배상책임제한법’을 발의했다.

현행 약관상의 ‘동종의 차량’을 ‘동일한 종류의 차량’으로 변경해 수입차 수리시 같은 배기량의 국산차를 대체차량으로 제공한다는 방안도 논의됐다. 렌트 기간을 ‘실제 수리에 소요되는 기간’으로 엄격하게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경미한 사고의 경우 수리기준을 법이나 약관에 명시해 과잉 수리를 방지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경미한 사고 수리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실제 기준이 마련되면 수입차 뿐 아니라 국산차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에 대해서만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 ▶미수선수리비 사후 관리 강화방안 등도 논의됐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는 “수입차 업계 등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다가 법원칙에 어긋나는 내용도 있는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일단 수리시 대체부품 사용자에 대해 보험료 인하나 보험금 반환 혜택을 주는 보험상품 개발 방안을 채택했다. 나머지 의견에 대해서는 후속 회의를 통해 시행 여부를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박진석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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