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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부친, 긴급조치 위반 옥살이 "국가배상 없다"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옥고를 치렀던 고(故)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에 대해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김 전 당수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부친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부(부장 강태훈)는 김 전 대표 등 유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에게 98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3월 긴급조치 9호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1ㆍ2심 판단이 달라진 것이다.

재판부는 “당시 긴급조치 9호가 위헌ㆍ무효라고 선언되지 않았던 이상 김 전 당수를 영장 없이 체포ㆍ구금한 수사기관이나 유죄 판결을 내린 법원의 행위는 불법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전 당수가 이후 재심판결로 무죄를 받은 이유는 긴급조치 9호가 위헌ㆍ무효 때문이라는 것일 뿐, 당시 수사과정에서 고문, 폭행 등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점이 증명됐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가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라 볼 수 없으므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제시했다.

앞서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가 적용돼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았던 최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낸 바 있다.

긴급조치 9호는 위헌ㆍ무효지만 대통령이 긴급조치권을 행사한 것은 국가 행위로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당수는 박정희 정권시절인 1975년 통일사회당 중앙상임의원회 의장 박모씨에 대한 공소장 사본을 입수해 언론에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듬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고 1년 반 넘게 옥고를 치렀다.

김 전 대표는 부친이 사망한 후 2013년 법원에 재심청구를 냈고, 법원은 김 전 당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후 “손해배상금 총 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 유족에게 총 9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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