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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정의 High-End Europe] 남프랑스 미식 투어 ⑤
교황의 도시, 교황의 와인, 아비뇽























프랑스 프로방스의 중심 도시 아비뇽(Avignon)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세 교황의 도시이다. 1309년 프랑스 교황 클레멘스 5세(Clemens V)가 교황청을 아비뇽으로 옮기고 그 이후 약 70년간 7명의 교황이 살았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왕궁과 성곽 등 화려했던 시절의 역사 유적들이 그대로 남아 도시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교황 궁전(Palais des Papes)은 14세기 절대 권력자였던 교황이 직접 거주했던 장소이다. 바위산을 뒤로 하고 견고한 요새처럼 지어졌다. 홀, 예배당, 열주 회랑, 프레스코 장식, 교황의 개인 숙소 등이 주목할 만하다.
 



‘아비뇽의 다리 위에서’라는 노래의 배경인 아비뇽 다리(pont d’Avignon)도 도시를 대표하는 유적지이다. 생 베네제(St.Benezet) 다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12세기에 건축된 이 다리는 론 강의 범람으로 인해 여러 번 손상되어 지금은 몇 군데 아치만이 남아 있다. 17세기 이후 그대로 방치되어있지만 남아있는 4개의 교각과 다리 위의 작은 예배당 만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느끼는 데는 충분하다.
 
아비뇽은 꼬뜨 뒤 혼의 중심 도시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의 문화가 교차하는 지역이다. 중세시대 이전부터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누려왔다.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성벽을 지나 레퓌블리크 문(porta de la republique)을 들어서면 플라타나스가 늘어선 거리가 나온다. 궁전을 지나 시계탑 광장에 들어서면 현대적인 패션 부티크, 갤러리, 레스토랑들이 시대를 거스르는 오래된 저택들 사이로 구석구석 자리잡고 있다.




광장 한복판의 회전목마도 여행의 설레임을 더해준다. 항상 관광객이 많아 번잡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간 듯 아름다운 시가지를 여유롭게 거닐어 본다. 프로방스를 대표하는 보랏빛 라벤더로 만들어진 기념품을 하나쯤 구입하고 프로방스의 햇빛이 쏟아지는 거리 카페에서 한번쯤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비뇽에서 북쪽으로 12km 정도 떨어진 곳에는 교황의 와인이라 불리던 샤토네프 드 파프(Chateauneuf de Pape)를 생산하는 샤토네프 드 파프마을도 있다. 샤토네프 드 파프는 보르도, 부르고뉴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역이다. 가족 중심의 기업이 많아 대규모 기업형 와이너리들이 많은 지역들을 방문했던 사람들에게는 시골 농가의 양조장을 방문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들도 많다. 보카스텔(Chateau de Beaucastel), 페구(Domain du Pegau), 클로 생 장(Clos St. Jean) 등의 와이너리 등이 이곳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들이다.
 
절인 올리브와 타페나드, 프로방스식 어뮤즈 부쉬.
정확한 자료는 남아있지 않지만 교황이 거주하기 전부터 이곳에서는 와인을 만들어마셨다고 한다. 교황에게는 지역 최고의 와인을 진상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표 와이너리 중 하나인 도멘 페구의 이름도 교황 궁전 유적 발굴 중 발견된 와인용 항아리를 따서 만든 것이다. ‘페구(Pegau)’는 14세기부터 내려온 테라코타 와인 저그이다. 그라나슈(grenache)를 중심으로 하기는 하지만 샤토네프 드 파프 와인은 보르도나, 부르고뉴와 달리 13가지 현지 토착 포도 품종을 섞어서 만든다. 화이트도 있지만 95퍼센트가 레드 와인이며 로제는 만들지 않는다.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내려다보며 구릉 정상에 자리잡은 오래된 샤토의 정원에서 신선한 야채, 올리브, 토마토가 가득 들어간 프로방스 음식을 와인과 함께 즐겨본다. 특별히 와인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도 방문이 후회되지 않을 만한 아름다운 시간이 될 것이다.
 
1년 중 아비뇽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때는 역시 여름. 도시 곳곳에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연극 축제, 음악 축제가 열리고 수많은 소규모 행사와 거리 예술가들의 볼거리가 쉴 틈 없이 펼쳐진다. 이 시즌에는 도시에 있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겹다. 올해의 축제는 7월 4일부터 25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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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