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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수요일] 41.6점 … 청춘들 절반은 몰랐다, 1987년 6월의 그날

지난 12일 경희대에서 이 학교 전자전파공학과 학생들이 ‘민주화 영역’ 문제를 풀고 있다. [사진 SK텔레콤캠퍼스리포터]

6월입니다. 28년 전 이 땅에 민주화의 씨앗을 뿌렸던, 바로 그 6월입니다.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은 청춘 세대의 역사였습니다. 당시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는 스물한 살이었습니다. 그보다 앞서 고문을 당해 목숨을 잃은 박종철 열사 역시 스물세 살의 청춘이었습니다.

 이처럼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꾼 현장에서 청춘은 언제나 맨 앞에 섰습니다. 그래서 청춘리포트는 이런 질문을 던지기로 했습니다. 2015년 지금의 청춘들에게 28년 전 민주화의 역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청춘리포트는 지금의 20대들에게 ‘수능-민주화 영역’이란 문제지를 건넸습니다. 221명이 설문에 응했는데 평균 점수는 41.6점으로 낮은 편이었습니다. 청춘의 역사 인식은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습니다. 2015년의 청춘들이 28년 전 선배 청춘들의 민주화 역사를 되새기길 바라며 다음 문제지를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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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14일 대학·카페 등 서울 전역을 돌아다니며 20대 남녀 청춘들에게 ‘수능-민주화 영역’ 문제지를 내밀었다. 대부분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시간을 더 달라”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제가 봐도 수준이 심각하네요”라는 자조가 나오기도 했다. “수능 때 근현대사를 선택하지 않아 점수가 낮은 것”이라는 변명도 있었다.

 공통점은 있었다. 웃으며 문제를 풀기 시작했지만 한숨을 쉬며 시험지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대학생 김주영(21)씨는 “스스로에게 화가 날 정도”라며 “수능을 두 번이나 쳤는데 하나도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를 다 풀고 난 정상빈(23·연세대 기계공학과 2학년)씨는 “근현대사를 고등학교에서 필수과목으로 배우지 않는 건 커다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근현대사 정도는 필수로 지정해야 민주화 운동의 역사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221명의 청춘이 풀어낸 ‘수능-민주화 영역’ 점수는 평균 41.6점이었다. 고민은 깊었으되 점수는 낮았다. 가장 높은 점수는 85점(8명). 0점도 2명이나 나왔다.

 가장 오답률이 높은 문제는 주관식 문제에서 나왔다. 5번과 8번 문제가 오답률 공동 1위를 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청춘들은 주관식을 어려워했다. 볼펜으로 몇 번이고 문제지에 밑줄을 그으며 열중하던 설해냄(24·여·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씨는 주관식 세 문제를 비워둔 채 “주관식도 보기 주시면 안 돼요?”라고 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5번 정답인 ‘박종철·이한열’ 두 명을 모두 맞힌 사람은 30명밖에 되질 않았다. 두 사람의 이름 중 박종철 열사의 이름을 맞힌 사람은 12명인 반면, 이한열 열사의 이름만 맞힌 사람은 34명이었다. 많은 사람이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대략적인 사건의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그 당사자가 박종철 열사인 것은 몰랐다. 남영훈(27·한양대 영어교육과 4학년)씨는 “이한열 열사의 경우 최근 기념관을 만들었다는 뉴스가 나와 친숙했지만 박종철이란 이름은 몰랐다”고 말했다.

 8번의 경우도 정답인 ‘강기훈’을 맞힌 사람은 30명 수준이었다. 대법원이 분신 자살한 동료의 유서를 대신 써준 혐의로 유죄 판결을 했던 강기훈씨에 대해 23년 만에 무죄를 선고한 게 불과 지난달 일이지만 대부분 이 문제를 공란으로 남겨뒀다. ‘근현대사’가 아닌 ‘최신 시사’에도 관심이 적다는 얘기다. ‘강기훈’을 ‘김기훈’이나 ‘강기문’으로 잘못 적은 사람도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쓴 사람도 7명이나 됐다.

 반대로 가장 정답률이 높은 문제는 11번이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로 진행된 제13대 대통령 선거 당선자를 묻는 질문이었다. 146명이 정답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썼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재임 순서를 헛갈려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 다음인 14대 대통령을 지냈다. 노태훈(1명), 노태후(2명) 등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박정희(8명), 전두환(5명) 등의 답안도 나왔다.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맞게 서술한 것을 고르라’는 3번 문제도 10명 중 6명이나 틀렸다. 56명은 5·18 민주화 운동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개헌에 반대하기 위해 일어난 시위’라고 알고 있었다.

 대학생 나믿음(27)씨는 “평소 이런 근현대사 내용은 수업시간 외엔 거의 듣지 못한다”며 “대학 선배들로부터도 6월 항쟁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이 안 되고 미래가 걱정되는 청춘들이 민주화 역사 같은 문제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몰두하게 되는 건 당연하다”며 “근현대사와 관련해선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충분히 깊이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foneo@joongang.co.kr
유성운·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정답 1. ② 2. ⑤ 3. ④ 4. ④ 5. 박종철, 이한열 6. 명동성당 7. ③ 8. 강기훈 9. ② 10. ① 11. 노태우 12. ①

※20대 남녀 221명 응시 ※조사=청춘리포트팀, SK텔레콤캠퍼스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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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