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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맛·문화 알리려 … 서울에 식당 차린 청년

서울 잠실에서 ‘wannab 대구’ 식당을 운영하는 황보융(가운데)씨가 직원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평화시장 닭똥집과 동인동 찜갈비, 반고개 무침회, 납작만두….

 팔공산 갓바위 그림과 김광석 거리의 벽화에 둘러싸인 채 이런 대구 음식만 즐길 수 있는 식당이 서울 송파구 잠실 한복판에 있다. 식당 간판에 ‘첫번째 대구광역시’라는 도시 홍보문구까지 써붙이고 대구 사투리로만 주문을 받는 66㎡ 남짓한 공간. ‘wannab(워너비) 대구’의 모습이다.

 차이나타운처럼 대구의 문화와 음식을 함께 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출향인들 사이에선 ‘리틀 대구타운’으로 불린다. 식당 벽엔 대구 지도와 대구 83타워 사진이 걸려 있다. 마치 관공서가 운영하는 것처럼 시민이 주인이 되는 행복도시 대구라는 지역 소개글도 붙어 있다. 닭똥집 등 메뉴 옆엔 이들 음식의 유래가 빼곡히 쓰여 있다.

 12개의 테이블엔 1번·2번 같은 번호 대신 수성못·동촌유원지 등 대구 명소 이름이 부착돼 있다. “수성못에 닭똥집 한 접시와 무침회 한 쟁반.” 이렇게 주문을 받기 위해서다. 고춧가루 등 음식 재료도 90% 이상 대구에서 사다가 쓴다. 식당 전체를 대구라는 주제 하나로만 꾸며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식당은 대구 토박이 황보융(28)씨가 지난해 6월 만들었다. 그는 “2013년 호주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차이나타운에 가본 뒤 고향 대구의 문화와 음식을 함께 판매하는 식당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황보씨는 한국에 돌아온 뒤 1년 여 동안 대구의 닭똥집·찜갈비·무침회 골목에서 청소하며 양념과 요리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사업비 7000여만원을 들고 무작정 서울로 가 값이 저렴한 상가를 골라 식당을 차렸다. 식당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 역시 사투리만 쓰는 지역 출신들로 채웠다.

 황보씨의 대구 사랑은 끝이 없다. 손님들에게 사투리를 가르치고 관광지를 소개하기도 한다. ‘모두’를 뜻하는 사투리 ‘마카’를 따라해 보라며 “마카 달성공원으로 함 가보이소”라고 자연스럽게 권하는 식이다. 대구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한 그의 답은 이렇다. “부모님이 와 좋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합니꺼. 지는 예 기냥 대구가 좋은 기라예.”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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