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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마르고 급수 제한 … 기우제까지 지내는 농심

지난 12일 충주시 엄정면에서 37사단 장병들이 급수차를 이용해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 충주시]
“열흘 전 심은 수수 키가 오히려 줄었어. 이대로 가면 곧 말라 죽을 판이야.”

 16일 오전 강원도 영월군 북면 연덕2리. 6600㎡ 밭에 수수를 심은 김보군(68) 이장은 말라버린 잎을 멍하니 바라봤다. 30㎝ 크기의 모종은 시들어 키가 줄었다. 2㎞가량 떨어진 곳의 관정 물도 말라 1주일째 물을 주지 못했다. 북면 주민들은 이날 접산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강원과 충청 지역의 가뭄 피해가 심각하다. 밭작물은 말라가고 있고 모내기를 끝낸 논에는 물이 없다. 제한급수를 하는 곳도 생겼다.

 국내 최대 고랭지 채소단지인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농민들은 물이 없어 배추 묘를 심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은 해마다 6월 중순까지 어린 배추를 심어 8~9월에 출하해 왔다. 강원도 내 밭 3만2500여㏊ 중 30%는 가뭄으로 아직 파종을 못했다. 또 385㏊의 논은 바닥이 갈라져 모가 말라 죽을 상황이다.

 속초시는 17일부터 설악동 등 일부를 제외한 지역에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물 공급을 중단한다. 인구의 98%인 8만500여 명(3만1600가구)이 급수를 제한받는다. 속초시가 물 공급을 제한한 것은 2006년 이후 9년 만이다.

 16일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152.33m이다. 역대 최저치인 1978년 6월 24일의 151.93m와 불과 40㎝ 차이다. 소양강댐은 요즘 하루에 17㎝씩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충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주·제천·단양 등 북부 지역은 마늘·옥수수·고추·담배 등 피해가 심각하다. 충주시 중앙탑면 형천마을에서 옥수수 농사를 짓는 김주운(53) 이장은 “보통 6월 말이면 출하를 하는데 가뭄으로 옥수수가 자라지 않아 다음달에도 어려울 것 같다”며 “밭에 물을 뿌려도 워낙 가물어 효과가 없다”고 했다.

 피해가 속출하자 지자체와 군·경찰 등이 나섰다. 강원경찰청은 최근 전국 지방 경찰청이 보유한 물 보급차 12대를 지원받아 정선·영월·평창 등 3개 지역에 보냈다. 시위 진압용 살수차는 4.5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충북의 공군19전투비행단과 육군 37사단은 각각 살수차 3대와 급수차 등을 동원해 충주시 엄정면 등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단양군은 지난 5일 ‘단비 기동대’를 조직했다. 군청과 개인 소유의 트럭 24대가 물통을 싣고 주로 여성 농업인의 농경지에 물을 뿌려준다. 단비 기동대에는 성신양회 등 지역 기업도 동참했다. 지금까지 36㏊ 농지에 1214t의 용수를 공급했다.

 충북도는 20억원을 들여 개천을 파 샘을 찾고 관정을 뚫고 있다. 또 마을별로 양수기 구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충북 지역의 올해 누적 강수량은 216.7㎜로 예년의 69% 수준이다.

 충남 지역도 모내기가 늦어지고 파종 시기를 놓치고 있다. 태안군 원북·이원면 일부 간척지는 벼가 말라 죽는 염해(鹽害)가 발생했다. 충남도 내 저수율은 61%로 태안군이 35%로 가장 낮다. 강원지방기상청 정장근 예보관은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될 만한 비는 당분간 내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진호·최종권·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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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