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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타를 1등으로 … 한화·엑소 팬 ‘동맹 작전’

그룹 엑소의 멤버 백현(왼쪽)이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SK전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 [대전=김진경 기자]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EXO) 팬과 프로야구 한화 팬이 뭉쳤다. 엑소 팬은 한화 선수들이 올스타로 선정되도록 돕고, 한화 팬은 엑소가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도록 밀어주는 ‘동맹’을 맺은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5일 프로야구 올스타전 1차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눈에 띄는 것은 한화의 약진. 나눔 올스타(넥센·NC·LG·KIA·한화)에 속한 한화는 올해 신설된 중간투수 부문의 박정진을 비롯해 권혁(마무리투수)·조인성(포수)·정근우(2루수)·이용규(외야수) 등 5명이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6명)에 이어 둘째로 많다.

 지난 6년 동안 5번이나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는 16일 현재 5위(35승29패)를 달리고 있다. 이기는 재미에 빠진 한화 팬들이 투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3년간 3명(2012년 김태균·류현진, 2014년 피에)에 그쳤던 한화는 올해 급상승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엑소 팬들이 카메라로 이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대전=김진경 기자]

 투표 열기는 엑소 팬과의 품앗이로 번졌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한화 갤러리(한화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엑소 갤러리에 인증 사진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엑소의 음반을 구입하거나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온라인 실시간 음악 재생)하는 모습이다. 음악 프로그램 1위를 다투는 엑소를 도울 테니 한화 선수들을 올스타 투표에서 찍어 달라는 의미다.

 엑소 갤러리 이용자들도 화답하고 있다. 한화 선수에게 몰표한 화면을 한화 갤러리에 올리는 식이다. 공교롭게도 16일 대전 한화-SK전에서는 엑소 멤버 백현이 시구자로 나섰다. 백현을 보러 대전구장을 찾은 소녀 팬들은 수백 명에 달했다. 백현이 마운드에 서자 팬들은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백현은 “시구가 정말 즐거웠다. 전 오늘부터 한화 팬”이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로 엑소 팬과 한화 팬들의 동맹은 더 견고해졌다.

 동맹 투표는 수년 전부터 나타났다. 2011년 삼성과 LG 팬들은 공조체제를 갖춰 이스턴리그에서 삼성 선수, 웨스턴리그에서 LG 선수에게 표를 던졌다. 덕분에 삼성 5명, LG 4명의 올스타가 나왔다. 구단 간 동맹이 구단-연예인 팬들의 공조로 발전했다.

 현행 올스타 투표 방식은 2개의 포털 사이트와 KBO 애플리케이션에서 한 사람이 하루 최대 3표까지 찍을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개의 ID를 확보해 많게는 100표 이상을 던지고 인증하는 사람도 일부 있다.

 투표가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올스타 투표 본래의 의미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꿈의 무대’가 극성 팬들의 힘겨루기 장으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2012년 이스턴리그는 올스타 10명이 모두 롯데 선수였고, 2013년에는 웨스턴리그 올스타 11명이 LG 선수로만 채워졌다.

 KBO도 특정 구단의 ‘싹쓸이’를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선수단 투표를 도입해 팬 투표(70%)와 선수단 투표(30%) 결과를 합산하고 있다. 팬들의 의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난해는 2004년 이후 10년 만에 9개 구단 선수들이 골고루 올스타에 선정됐다.

 백현의 시구가 끝난 뒤에도 대전구장의 함성은 멈추지 않았다. 한화는 1회 김태균의 투런포에 이어 최진행의 솔로포가 연달아 터져 리드를 잡았고, 5회 정근우와 6회 허도환이 솔로홈런을 날리며 SK를 7-2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한화 선발 안영명은 5와3분의2이닝 동안 7피안타·2실점으로 7승(2패)째를 올렸다.

대전=김식 기자, 김효경 기자 seek@joongang.co.kr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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