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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에서 살아 보니] 가장 즐겨하는 인사가 “즐거운 인생”



“푸라 비다(Pura Vida)!” 코스타리카 거리를 걷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쓰는 인사말로 ‘즐거운 인생’이라는 뜻이다.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데 집중하는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성향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이 말처럼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웃고 있다. 무표정하거나 찡그린 표정을 한 사람은 찾기 어렵다. 말 그대로 즐거운 인생이다.

 긍정 에너지가 코스타리카를 행복한 나라로 만든 비결이다. 이곳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산다. 남들보다 더 나은 재력이나 외모·능력을 갖추려고 피땀 흘려 노력하지 않는다. 남보다 더 가졌다고 우월감을 느끼거나 부족하다고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한국 사람은 회사 동기가 먼저 승진하면 배 아파하거나 상대방을 이기려고 기를 쓰고 노력하겠지만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그 사람은 원래 뛰어난 사람”이라고 인정하고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코스타리카는 또 인권 선진국이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인권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고용주가 고용자를 하루아침에 쫓아내거나 부당하게 대우하면 고용자는 바로 노동청에 신고한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경영자나 식사를 하러 온 고객의 권리만큼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직원에게 쉬는 시간에 일을 시키거나 다른 사람들이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야단을 쳐도 법에 걸린다. 한국의 식당 종업원들은 식사하는 도중에 고객이 오면 밥 먹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 안내를 돕지만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눈길도 안 주고 밥을 먹으며 자신의 권리를 지킨다. 또 퇴근 시간을 칼같이 지킨다. 정해진 시간에서 1분도 더 일하지 않는다. 오후 5시59분에 슈퍼에 물건을 사러 가서 계산하려고 하는 중에 6시가 되면 문을 닫아 버릴 정도다. 5~10분은 연장하는 게 이곳에서는 불가능하다. 사장이 옆에 있어도 마찬가지다.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노동자가 신고해봐야 얼마나 달라지겠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스타리카 법은 철저하게 노동자 편이다. 직원이 물건을 훔치는 광경을 사장이 목격해 노동자를 해고해도 재판에서는 이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직원이 물건을 훔쳤다는 물질적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사장 입장에서는 직원이 도둑놈인 걸 알아도 손쓸 방법이 없다.

 코스타리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요소는 이외에도 많다. 대표적인 게 날씨다. 이곳 날씨는 연중 따뜻하다. 크게 건기와 우기로 나뉘는데, 12월부터 다음 해 4월이 건기고, 5~11월이 우기다. 새벽에는 16~19℃로 약간 시원하고, 낮에는 26~33℃까지 올라간다. 날씨가 더워도 습하지 않아 한국의 여름처럼 견디기 어렵지 않다.

 국민총생산(GNP)과 비교하면 물가는 비싼 편이다. 대부분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인구의 60%가 외국인이라 수입 식품이 많다. 특히 음식값이 비싸다. 생일같이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외식을 할 수가 없다. 보통 외식 메뉴는 스테이크·피자·파스타 등인데 4인 기준으로 파스타를 하나씩 먹으면 10만원은 족히 넘게 나온다.

 집값은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 거주하는 에레디아를 기준으로 하면 200m²(약 60평)짜리 방 3개 이층집이 25만~27만 달러(한화 약 2억7000만~3억원)정도다. 수도인 산호세에서 자동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위치다. 환경이 좋은 산호세 에스카수는 이것보다 1.5~2배 정도 더 비싸다.

 코스타리카가 살기 좋은 건 맞지만 단점도 있다. 교통이다. 지하철이 아예 없어 자동차가 아니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버스 노선이 한국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엉망이다. 모든 버스가 산호세를 거치게 돼 있어 자동차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을 버스를 타면 1시간30분이 걸린다. 서울을 예로 들면 버스로 강남역에서 잠실역에 갈 때 시청역을 거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배차 간격이 긴 것도 문제다. 짧은 건 15분이지만 긴 건 1시간에 한 대씩 있다. 요즘에는 자동차가 많아져 교통 체증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5부제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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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