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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자회견장에 어린이가 나타났다…폐쇄돼 방치된 놀이터만 1581개





“하루 빨리 어린이 놀이터를 수리해서 안전하게 놀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16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 정치인이나 시민단체 회원들이 주로 서는 발언대에 초등학교 여자 어린이가 섰다. 용인 성산초등학교 6학년 지효은양이 주인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어린이대표를 맡고 있는 지양은 동그란 안경을 쓰고 마이크 앞에 서서 또박또박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읽어내려갔다.

지양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놀이터 시설이 고장나 방치돼 있는 놀이터를 이용하다가 다친 적이 있다고 했다”며 “놀이터의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늦은 밤 청소년들의 비행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해 일반 아동들에게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어린이들에게는 안전한 환경에서 놀 권리가 있다”며 “어린이 스스로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낡은 놀이터 시설 등을 보수해 어린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은 지양의 또랑또랑한 회견을 흐뭇하게 지켜본 뒤 “이용이 금지된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해 수리·보수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어린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시설검사 등에 불합격해 폐쇄된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수리·보수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 개정안을 지난 4월 대표 발의했다.

2008년 제정돼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은 어린이 놀이시설이 정기시설 검사를 받지 않거나 검사에서 불합격한 경우 놀이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안전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전국 1581개의 놀이터가 전면 이용금지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시설을 고칠 돈이 없는 민간 놀이터는 폐쇄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법 시행까지) 8년의 유예기간이 있었지만 어른들의 대응책이 촘촘하지 못했다”며 “법을 개정해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날 ‘아동놀권리캠페인’을 통해 모은 1581장의 서명을 진선미 의원에게 전달했다. 1581은 폐쇄된 놀이터의 수와 같다. 진 의원은 “상징적인 1581분의 서명 전달해주셨는데, 그 힘을 받아서 빠른 시일 내 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배지원 대학생(서강대 철학과) 인턴기자 jiwon1211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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