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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서울병원 방문 숨긴 대구 공무원

16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시 공무원이 보름 넘게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갔던 사실을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이 근무한 동 주민센터는 전날 폐쇄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한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김모(52)씨는 지난달 27∼28일 어머니의 허리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누나와 함께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다. 주민센터에는 이틀간 휴가를 냈다.

김씨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어머니의 진단에 필요한 각종 검사를 도왔다. 하지만 메르스 발생으로 치료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다음날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이곳에서도 같은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자 KTX편으로 대구로 돌아왔다.

김씨는 29일 출근한 이후 정상적으로 생활했다. 지난 8, 9일에는 주민센터 직원 등 동료 10명과 회식을 했고 업무 차 경로당 3곳도 방문했다.
메르스 증상이 처음 나타난 것은 13일 오전이었다고 한다. 몸이 으슬으슬해 집에서 취었고, 14일 오후에는 집 주변 목욕탕에서 한 시간 동안 목욕도 했다.

그러는 사이 열과 오한이 더 심해졌다. 결국 15일 오전 보건소를 찾았고 1차 검사에서 메르스 양성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날 오후 3시쯤 대구의료원에 격리됐고 질병관리본부의 검사에서도 양성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삼성서울병원을 함께 방문했던 그의 누나가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대전의 한 병원에 격리됐다. 당시 김씨는 이를 알고도 자신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갔다는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도 허점을 드러냈다. 누나와 동행한 김씨를 관리토록 대구시에 통보하지 않았다.

대구시는 김씨의 가족과 직장 동료 등 밀접 접촉자 29명을 자가격리했다. 부인과 중학생 아들 등 가족은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타났다. 시는 목욕탕에서 접촉 가능성이 있었던 10여 명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관리 대상자의 범위를 정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16일 해당 주민센터와 구청에는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한 40대 남성은 주민센터를 찾아 “공무원이 감염됐는데도 민원인에게 숨기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구청 홈페이지에도 비판 글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신00)은 “공무원이 전체 시민에게 피해를 준 것은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문00)은 “미꾸라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공무원이 물을 흐리고 있다. 접촉자ㆍ방문지 등을 공개하고 사후 조치를 완벽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대구시 조사에서 “그동안 몸에 이상이 없어 알리지 않았다. 스스로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공무원이 있을 수 없는 행동을 해 참담한 심경”이라며 “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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