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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명품보다 개성 있는 브랜드가 대세

중국 베이징 번화가에 있는 루이비통 매장. [사진 중앙포토]


커다란 루이비통 로고가 박힌 가방을 든 여성과 구찌 상표로 도배된 자켓을 입은 남성이 명동을 지나간다면? 아마 십중팔구 ‘중국에서 온 부자 관광객’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 ‘촌스럽게시리’라며 혀를 차면서.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를 보고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눈에 띄게 커다란 명품로고 상품을 애용하기 때문이다.

한때 부의 상징이자 패션아이템이었던 명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왜 구찌, 프라다, 루이비통이 어려움을 겪는가?’라는 제목으로 뉴욕의 명품 쇼핑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보도 했다.

명품을 소비할 수 있는 고객들의 선호가 화려하지 않고 로고가 없는 상품 위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브랜드가 로고인 명품업체들 대신 독특하고 희소성이 높은 중고가 브랜드를 찾는다.

WP는 “창의적인 명품을 지향하는 하이엔드 패션시대가 도래하며 개인의 독특한 취향을 드러내는 것이 ‘쿨함’의 상징이 됐다”는 분석과 함께 전문가들의 의견을 함께 실었다.

전문가들은 소득불평등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며 부자들이 ‘명품 소비’를 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중산층이 부자를 좆아 명품 소비에 열을 올렸다면, 이제는 부자들이 명품을 드러내는 걸 기피하는 상황이다.

까르띠에 등 20여개 명품브랜드를 보유한 요한 루퍼트 회장은 지난주 ‘럭셔리 서밋’에서 “부자들은 점점 자신의 부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의 부모가 실업상태라면 당신이 새 차를 사거나 명품을 자랑하고 싶겠는가?”라고 말했다. ‘부의 불평등’이 명품산업을 축소시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지난해 1.1% 매출 감소를 겪었고, 프라다도 1.5% 매출이 감소했다. 물론 환율 변동 같은 외부 요소가 있긴 했지만 일부 액세서리류를 제외하고는 명품 소비가 정체기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시장 규모는 약 280조 6400억원으로 2.8%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 중 중국 비중은 30%가량이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명품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소비국가였지만 반부패 정책과 경제성장률 둔화로 명품 소비가 주춤해진 상황이다.

여기다 중국도 점차 ‘부의 과시’보다는 개인 취향 위주로 소비 형태가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BCG 컨설팅회사의 올리비아 압탄 컨설턴트는 WP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소비자의 취향변화가 20~30년걸렸지만 중국의 경우는 단지 2~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이엔드 패션을 추구하는 구매자들은 이제 익숙한 명품 대신 프랑스의 ‘자딕앤볼테르’나 뉴욕의 ‘랙앤본’같은 중고가 패션브랜드를 선호한다. 물론 이런 브랜드도 자켓은 100만원, 부츠는 50만원을 호가하지만 명품에 비해 저렴하고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디자인이 많다.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익숙한 요즘 소비자들은 구찌나 루이비통 로고가 찍힌 가방을 자신의 SNS에 올리지는 않는다. 드러나지 않게 자신의 고급스런 취향을 은근슬쩍 비춰주는 식이다. 몇 년 후엔 중국 관광객이 매고 온 가방을 보고 ‘트렌디하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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