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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희 기자의 미장원 수다] 살찌는 마법의 주문 '이건 괜찮아'

보쌈




하면 할수록 살 찌는 다이어트③

저는 요즘 점점 왕성해지는 식욕 때문에 고민입니다. 보통 날씨가 더우면 입맛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한여름이 가까워질 수록 입맛이 붙는 이유는, 모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온 유행어처럼 '기분 탓'인 걸까요. 그래도 전 운동을 꽤 꾸준히,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은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근력 운동 1시간, 걷기 30분을 합니다. 하지만 운동량이 먹는 양을 따라가질 못하는지 점점 살이 찌고 있습니다.



평생 다이어트를 달고 사는 제가 늘 되뇌이는 주문이 있습니다. 바로 '이건 괜찮아' 주문입니다. 아마도 이건 다이어트를 해본 여성이라면 누구나 할 줄 아는 주문일 겁니다. 이 주문은 외우면 외울수록 살이 찌는 '마법의 주문'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보쌈은 괜찮아.(찐 고기니까 튀긴 것보다는 낫잖아.)

-호밀빵은 괜찮아.(밀가루도 아니고, 건강식이잖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로 튀긴 튀김은 괜찮아.(역시 건강식이니까.)

-말린 고구마는 괜찮아.(고구마가 다이어트식이라니깐.)

-간단하게 쥐포 하나 먹는 건 괜찮아.(튀기는 것도 아니고 구워먹는건데 뭐.)

-물에 한번 데쳐 끓인 라면은 괜찮아.(기름을 쪽 뺏으니까.)

-샐러드는 괜찮아.(드레싱이나 치즈를 듬뿍 넣었어도. 이건 채소잖아!)



이 말들이 왜 외울수록 살찌는 '주문'일까요.



먼저 보쌈이 쪄낸 고기여서 열량이 다른 고기에 비해 낮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해입니다. 보쌈은 삼겹살이나 목살을 주로 사용합니다. 대체로 기름이 적당히 있는 고기를 많이 쓰죠. 튀긴 고기보다 찐 고기의 열량이 낮지만 사실은 이것만으로도 만만치 않은 열량이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됩니다. 또 보쌈과 함께 먹는 건 맵고 달게 양념한 김치죠. 입에 착착 달라붙는 보쌈김치와 고기를 먹다 보면 밥도 먹고 싶고요. 보쌈용 고기의 열량은 250g(1인분)에 700kcal입니다. 여기에 공기밥 300kcal를 더하면 고기와 밥만 먹어도 이미 1000kcal를 먹는 겁니다. 여기에 김치 등 다른 반찬과 소주 한두 잔이면 800~900kcal하는 일반 가정식보다 훨씬 많은 열량을 먹게 됩니다.



말린 고구마 얘기를 해볼까요. 고구마는 다이어트에 좋은 탄수화물 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말린' 고구마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달콤하고 쫄깃한 반건조 고구마를 다이어트용으로 먹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이거, 양 조절하기 힘듭니다. 찐 고구마처럼 포만감이 없어서 한 번에 고구마 2~3개 분량을 거뜬히 먹게 됩니다. 같은 양이라면 말린 고구마의 열량이 찌거나 구운 고구마에 비해 3배입니다. 찌거나 구운 고구마는 100g당 열량이 120~130kcal, 말린 고구마는 320~400kcal에 달하죠.



쥐포는 어떻구요. '치맥(치킨과 맥주)만 피하면 된다'며 늦은 시간 맥주 한 캔에 쥐포 한두 마리 구워 먹으면서 '오늘은 다이어트 성공!'을 외친다면 이 또한 오해입니다. 쥐포의 열량은 100g에 85kcal 정도로, 쥐포 한 마리(30~40g)의 열량은 25~35kcal가 됩니다. 맥주 한 캔에 쥐포 한 장만 먹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안주 삼아 쥐포를 두서너 장 먹으면 안됩니다. 게다가 쥐포의 달작지근한 맛은 쥐포 고유의 맛이 아니라 설탕, 소금, 향미증진제(맛과 향을 높여주는 감미료) 때문에 나는 맛입니다. 중독성이 강하고 다른 음식까지 먹고 싶어지게 만듭니다.



면을 물에 한번 데쳐낸 후 라면을 끓이면 내면 기름이 빠져서 다이어트에 좋다고 하죠. 하지만 이는 면에 묻어있는 기름만 제거한 것이고, 결국 밀가루로 만든 면과 국물은 그냥 먹는 겁니다. 샐러드 역시 샐러드의 드레싱이나 치즈가 고열량이고, 호밀빵도 밀가루가 아닐 뿐 열량이 낮은 건 결코 아닙니다. 올리브유로 튀긴 튀김은…굳이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이건 괜찮아'로 먹는 많은 음식들은 고유의 열량을 제대로 내고 있습니다. 그저 우리가 각자의 해석에 따라 다이어트식이라 생각하고 맘 편히 먹고 있는 것뿐이죠. 여러분도 그렇게 살찌는 주문을 외우며 왜 살이 안 빠지는지 한탄하고 있진 않은가요.





강남통신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윤경희 기자의 미장원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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