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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공개되자 39만 → 16만 건 … “투명한 정보가 불안 없앤다”

2009년 신종플루(인플루엔자A/H1N1)가 확산되면서 26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첫 사망자가 나온 다음날(2009년 8월 16일) 블로그에는 ‘신종 플루’란 단어가 246건 언급됐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경우 첫 사망자가 나온 다음날인 지난 3일 ‘메르스’ 언급이 1만1344건 검색됐다. 그간 블로그 이용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신종 플루 때보다 약 50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이철우(김천) 의원은 지난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주 지역에 가니 (상인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하고 택시 역시 빈 차 줄이 길게 서 있다”며 “(사망자가 더 많았던) 신종 플루 때도 이렇게 난리 친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감염병인데도 신종 플루에 비해 메르스를 대하는 한국인의 감정 반응이 훨씬 더 격렬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확한 정보의 부재가 집단 두려움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메르스 치료방법 등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병원 이름 등 비공개 방침을 고수했다”며 “사망자와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정보의 부재가 혼란을 부추긴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조한혜정(문화인류학) 명예교수도 “정확한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활발하게 공유되는 시대”라며 “정보의 흐름이 막히면 불안감이 오히려 커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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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를 둘러싼 각종 음모론과 괴담도 마찬가지다. 서강대 전상진(사회학)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빌딩이 무너지고 허리케인이 와도 한국처럼 괴담이 나돌지 않는다”며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괴담과 집단 두려움의 본질은 ‘불신’이다. 필요한 정보의 공개와 적절한 대처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두려움과 괴담을 근절하는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했다. 올해 초 국내에 출간된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의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도 음모론을 억제하려면 “사회가 정보 고립부터 해소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5일 정부가 메르스 관련 병원을 공개한 뒤 ‘메르스’ 관련 freq(프리퀀시, 트위터·블로그에서 특정 단어가 하루 동안 언급된 건수)는 27만5192건(5일)에서 16만7593건(6일), 16만9458건(7일)으로 떨어졌다. 메르스의 첫 사망자가 나온 다음날(2일·39만596건)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정보 제공과 함께 시민들의 감성적 측면을 배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양대 김정수(행정학) 교수는 정부·국민 관계를 ‘화성에서 온 정부, 금성에서 온 국민’으로 설명했다. 이성을 중시하는 ‘화성 남(男)’과 감성을 중시하는 ‘금성 여(女)’에 비유한 것이다. 김 교수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당시 정부는 통계만 내밀면서 이해를 요구했을 뿐 국민의 불안과 분노라는 감정을 전혀 수용하지 못했다”며 “그 결과 갈등이 오히려 심화되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적 근거에 따뜻한 공감이 더해져야 국민에게 만족을 주는 ‘좋은 행정’이 될 수 있다”며 ‘감성행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별취재팀=정강현(팀장)·유성운·채윤경·손국희·조혜경·윤정민 기자 fon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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