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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112억 들인 한강아라호 6년째 표류

여의도 임시 선착장에 정박 중인 한강아라호. 서울시가 112억원을 들여 건조했지만 관광선으로 활용하지 못한 채 민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뉴시스]

2010년 10월 건조 완료. 2011년 시험운항 14회, 시범운항 7회 진행. 2012년 9월 매각 결정. 이후 네 차례 입찰 진행했으나 응찰자 없음.

 서울시 관광선 한강아라호의 짧은 약력이다. 세금 112억원을 들여 건조한 아라호는 현재 여의도 임시 선착장에 정박 중이다. 서울시와 자치구청 홍보 목적으로 한 달 평균 두 차례 운항에 나서고 있을 뿐 관광선 영업은 포기한 상태다. 보험료와 관리비 등으로 매년 1억원이 투입되지만 운영 수입은 미미하다.

 아라호 프로젝트의 시작은 거창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지시로 시작된 아라호는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 동안 건조됐다. 원래 목적은 저렴한 요금(5000원 수준)으로 시민들이 선상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공공서비스 방식을 택해 민자 유치가 아닌 세금이 투입됐다. 최대 310명이 승선할 수 있는 아라호 내부에는 150석 규모의 가변식 공연장을 설치해 신제품 론칭쇼 같은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했다. 2층 갑판에선 한강을 유람하며 선상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아라호는 시범운항까지 마쳤지만 정식 운항엔 나서지 못했다.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 갈등 때문이었다. 오 전 시장은 아라호를 서울과 인천 앞바다를 오가는 관광선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인 시의회는 이에 반대했다.

 2011년 10월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아라호의 운명은 뒤바뀌었다. 서울시는 운영비 과다 등을 이유로 2012년 9월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2013년 5월 이후 네 차례 매각 작업에 응찰자가 단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다. 몸값을 90억원으로 떨어뜨렸지만 아라호를 사들이겠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서울시가 매각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바꾼 뒤에도 배는 팔리지 않고 있다. 송대식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운영부장은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 작업을 세 차례 진행했으나 매각이 성사되지 못했다”며 “90억원 이하로 가격을 떨어뜨리는 건 특혜 시비 등이 있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매각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 부족이다. 한강에서 운영 중인 유람선 7척 중 제일 큰 배는 430t급. 아라호는 이 배의 1.6배에 달하는 규모(688t)로 서울시의 추가 투자 없이는 제대로 된 정박 시설 마련이 어렵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홍보선 활용을 늘릴 예정이다. 선상 공연과 함께 한강공원과 연계한 관광 코스를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신흥교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팀장은 “현재까진 민간 매각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며 “민간 매각이 이뤄지면 현재 독점 체제인 한강 유람선 사업에도 경쟁 체제가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매각 작업이 표류할 경우 장기적으로 민간에 운영을 위탁하거나 시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성중기 서울시의원(새누리당)은 “시민을 대상으로 시범운항을 하는 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권혜민 인턴기자(고려대 경제학과)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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