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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때부터 200여 점 모아 표본 … 파브르 꿈꾸는 형석고 곤충박사

임수완군이 15일 열린 곤충 전시회에서 장수풍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사슴풍뎅이입니다. 제일 귀한 놈이죠.”

 15일 오전 충북 증평군 형석고 1층 회의실. 노란 종이에 은색 핀으로 고정한 3.5㎝ 크기의 딱정벌레 표본을 가리키며 한 학생이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집 근처 야산에서 잡았어요. 다른 곤충과 달리 몸통을 뚫지 않고 핀으로 다리를 엮듯이 고정시켰죠. 표본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요.”

 곤충 전문가를 꿈꾸는 고교생이 곤충 표본 전시회를 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9년간 직접 잡아 만든 표본 200여 점을 갖고서다. 주인공은 형석고 3년 임수완(18)군. 15일부터 보름간 학생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표본을 공개한다. 톱하늘소·왕사슴벌레·멋쟁이딱정벌레 등 임군이 틈 날 때마다 산과 들을 다니며 모은 곤충 50종 2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임군과 진로 상담을 한 이태용(39) 교사가 곤충 표본을 많이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전시회를 열도록 했다.

 임군은 부모에게서 곤충 관련 책을 선물받은 뒤 관심이 생겨 채집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표본을 만드는 게 아니라 키우려는 목적이었다. 임군은 “그래서 집에서 기르기 쉬운 딱정벌레를 주로 잡았다”고 말했다.

 사육 방법은 책과 인터넷에서 알아냈다. 키우다 죽으면 표본으로 만들었다. 표본에는 학명, 잡은 날짜, 암수 구분, 특징 등을 적은 라벨을 붙였다. 임군은 “처음엔 암수 구별도 못했다”며 “짝짓기하는 곤충 10쌍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배 끝부분이 미세하게 튀어나온 게 수컷이더라”고 말했다.

 채집을 시작하면서 2007년 ‘충사모(곤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다. 이곳에 채집한 곤충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놓고 사육일기를 공유한다. 고교에 들어간 뒤에는 땅을 보며 걷게 됐다. 산에 갈 시간이 부족해 등하굣길에 눈에 띄는 곤충을 잡으려다 보니 생긴 습관이다.

 최근에는 학급 특별활동으로 곤충 신경계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임군은 “곤충에 뇌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며 “곤충학을 전공해 곤충을 산업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증평=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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