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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사진 찍다보니 성소수자 보는 눈 변했죠

조재만씨는 사진으로 타인의 삶을 기록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민감하고 외설적일 수 있는 주제를 다뤄늘 조심스럽다”며 “그래도 내 작업은 즐거움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했다. [사진 조재만]

사진작가 조재만(52). 그의 카메라는 ‘다름’을 기록한다. 미국에서 패션·광고 사진작가로 활동한 그는 성(性) 소수자에 주목했다. 함께 작업했던 모델이나 패션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중 상당수가 성 소수자였기 때문이다. 조씨는 “미국에 있을 때 동성 결혼 합법화 움직임이 일면서 자연히 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며 “같이 일했던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의 삶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했다.

 조씨는 카메라에 수많은 성 소수자를 담았다. 그는 그들의 투명성에 중점을 뒀다. 장식적인 기법 없이 카메라와 조명의 기술적인 부분까지 배제하고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 앞에 선 성 소수자들은 편견 없는 원초적 휴머니즘을 위해 기꺼이 나체가 됐고, 그의 기록에 동참했다.

그는 199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 작가 최초로 성 소수자에 대한 작업을 정리한 사진전을 열었다. 그러나 전시회는 논란에 휩싸였고, 그도 동성애자가 아니냐는 손가락질까지 받았다. 조씨는 “성 소수자들은 단지 우리와 삶의 방식이 다를 뿐”이라며 “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였는데 당시 분위기는 그렇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조씨의 카메라 셔터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작업은 성 소수자에 이어 타투(문신)로 나아갔다. 그는 “타투는 사람의 피부를 일종의 캔버스로 보고 그림을 그린 것”이라며 “인간의 다양한 피부색 위에 펼쳐진 타투 아티스트의 작업은 강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멋진 그림을 피부에 새겨 넣는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가족과 연인, 특별한 기억을 몸에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10여 년 가까이 진행된 조씨의 기록은 책으로 만들어졌다. 게이 시리즈와 타투 시리즈를 엮은 사진집 ‘해피 언더그라운드(Happy Underground)’가 최근 국내에서 발간됐다.

조씨는 “한국에서도 성 소수자가 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지 죄악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사진집 발간이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하고, 성 소수자도 하나의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다 6년 전 역이민해 한국에 돌아온 그는 국내 성 소수자들이 매년 6월 개최하는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강연을 하기도 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뉴욕 국제사진센터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한 조씨는 올봄부터 경희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여행·사진에세이 수업을 맡아 강의를 시작했다.

  쿠바 등 50여 개 나라를 돌며 여행 사진을 기록하고 있는 조씨는 올해 안에 여행 사진 에세이집을 내는 것이 새 목표다. 그는 “이제 누구나 사진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라며 “카메라와 함께 여행을 하면 치유가 된다”고 했다. “카메라는 동반자이자 친구입니다. 죽을 때까지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 꿈이에요.”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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