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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이 뭐기에 … 하루 거래대금 1억 → 74억

상장지수채권(ETN)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이 개설된 지난해 11월 약 1억1000만원이던 일 평균 거래대금은 올 5월 약 74억3000만원으로, 출범 6개월 만에 7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아직 규모가 작다 보니 투자자들에겐 낯선 상품이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ETF는 특정 기초자산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로,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다. 수익률은 해당 ETF가 추종하는 기초자산·지수에 연동된다. 투자자들은 시장을 전망하고 거기에 맞는 ETF를 사면 된다. 코스피 시장이 오를 것 같으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를, 반대의 경우라면 이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를 사는 식이다. 여기까지는 ETN도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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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는 EFT는 펀드고, ETN은 채권이라는 점이다. ETF는 매니저가 추종하는 기초자산·지수의 수익률과 비슷하도록 운용한다. 그래서 같은 기초자산을 추종하더라도 운용사에 따라, 매니저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추적오차다. 하지만 ETN엔 이런 오차가 없다. 추종하는 기초자산 혹은 지수의 수익률만큼을 증권사가 보장해주는 채권이기 때문이다. 채권인 만큼 만기도 있다. 이대원 한국투자증권 파생상품솔루션(DS)부장은 “이같은 특징은 증권사가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주가연계증권(ELS)과 비슷하다”며 “ETF와 ELS를 결합한 상품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ETF와 시장이 중복될 것 같지만 그렇진 않다. 한국거래소가 이미 상장된 ETF와 유사한 성격의 ETN은 상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170개가 넘는 ETF를 피해 상품을 개발하다 보니 틈새를 노린 상품이 많다. 한투증권 트루 인버스 유로스탁스 ETN이 대표적이다. 이대원 부장은 “유럽 시장이 하락할 때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투자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서부텍사스유(WTI)가 하락할 때 투자할 수 있는 신한금융투자의 인버스 WTI ETN이나, 브렌트유에 투자할 수 있는 브렌트유 ETN 역시 ETF 시장에선 찾아볼 수 없는 상품이다.

 ETN이 틈새 시장에서 잘 나가는 건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ETF 보다 늦게 출시해 ETF와 경쟁하다 보니 아직 개발되지 않은 기초자산과 투자 전략을 중심으로 발달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ETN 시장 자산 규모는 ETF의 5%에 불과하지만 상품 종류는 40%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상품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틈새 상품만 있는 건 아니다. ETN 시장 내 점유율이 가장 높은 한투증권 트루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와 비슷한 투자 효과를 낸다. 코스피 선물을 매수해 코스피 상승에 따른 수익을 챙기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 전략을 더해 시장이 찔끔찔끔 상승하는 장에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게 설계했다. 대신 지수가 급등하는 시장에선 ETF 만큼 수익을 내지 못한다. 점유율 2위인 트루 코스피 선물매도 풋매도 ETN는 반대 전략을 쓴다. 코스피 선물을 매도해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동시에 미리 정한 자격으로 자산을 팔 수 있는 풋옵션을 활용, 완만한 하락장에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시장이 급락하면 코스피200 인버스 ETF 투자가 유리하다.

 발행사인 증권사의 부도 가능성은 ETN 투자의 제1 위험 요소로 꼽힌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여기서 발행한 ETN를 산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다. 현물 지수보다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ETN이 많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오재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물과 선물간의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이월 비용이 발생해 투자 기간이 길면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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