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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기술 + 사우디 자금, 중동 건설 새 길 닦는다

15일 포스코가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포스코건설의 지분 38%를 1조24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권오준 포스코 회장, 압둘라만 알 모다피 PIF 총재,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사진 포스코]

포스코가 포스코건설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대규모 자본을 유치했다.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해 사우디 진출도 본격화한다. 포스코는 15일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에서 이 회사의 지분 38%를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1조24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건설 구주 1080만주(26%)와 앞으로 발행할 신주 508만주(12%) 등 총 1588만주(38%)다. 가격은 신주와 구주 모두 주당 7만800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구주(8426억원)와 신주(3965억원)를 합쳐 1조2391억원이다. 이날 계약서에는 권오준(65) 포스코 회장과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 총재가 직접 서명했다.

 매각 대금은 이르면 오는 8월 말쯤 입금된다. 포스코는 일단 지분 매각 대금을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분을 매각한 뒤에도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 52.8%를 가진 이 회사의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PIF는 포스코건설의 2대 주주가 되고, 2명의 이사를 경영에 참여시킨다.

 권오준 회장은 이날 고려시대 개성 인근 국제 무역항이었던 벽란도를 언급하며 “한국이 ‘코리아’란 이름으로 서양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벽란도를 찾아온 아랍상인이었다”며 “한국과 사우디가 함께 미래를 열 수 있게 된 것도 양국 간 1000년이 넘는 역사적 교류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지분 매매 계약은 지난해 8월 말 PIF의 인수의향서(Indicative Offer)를 접수한 이후 9개월 만에 이뤄졌다. 두 회사는 인수의향서 접수에 이어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전략적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올해 초 포스코건설이 자원외교와 관련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사우디 측에서 투자 반대론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지만 실리가 명분을 잠재웠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원유가 하락 등 급변하는 에너지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PIF를 중심으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비롯한 산업 인프라 및 제조업 육성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찾은 회사가 포스코건설이었다. 2008년 설립된 PIF는 사우디의 주요 제조업 및 산업 인프라 분야에 투자한다. 자산규모는 3000억 달러(약 330조원)에 달한다. PIF는 지분 인수를 통해 포스코건설의 기술력을 자연스레 자국으로 이전해 다양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포스코 역시 최근 글로벌 철강 경기 악화와 재계 내 위상 하락으로 고민하던 터였다. 구조조정을 위한 실탄 마련은 물론 해외진출 다변화가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계약은 포스코건설 뿐 아니라 포스코그룹 전반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주력사인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을 비축하는 동시에 중동 진출의 교두보도 마련했다. 포스코와 PIF 양측은 합작 건설사를 설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우디 정부가 발주하는 철도·호텔·건축 등 현지 주요 건설사업에 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공동 사업은 건설에 국한되지 않는다.

 포스코 측은 ”앞으로 PIF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신규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양사 간 운영위원회를 통해 자동차와 정보통신, 민자발전사업 등으로 협력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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