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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엔 주워 주인 찾아준 80대 할아버지

“돈 찾아준 게 무슨 대수라고 이렇게 찾아오느냐.”

지하철 역 계단에서 주운 100만엔(약 903만원)을 경찰에 가져간 김두환(80)할아버지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당연한 일을 했는데 자꾸 기자들이 찾아오니까 부끄럽다고도 했다.

김 할아버지가 100만엔을 주운 것은 지난 2일 0시10분쯤. 평소처럼 전철 1호선 군포역 주변을 돌아다니며 폐지와 고물을 줍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역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쪽에 두툼한 종이봉투가 떨어져 있었다. 폐지겠거니 하고 주웠는데 돈이었다. 주변이 어두워 일단 군포시 당동 반지하 셋방으로 가져왔다.

김 할아버지는 잠을 자고 있던 아내 이용순(79)씨를 깨워 돈을 보여줬다. 돈을 세어 보니 1만엔짜리 100장에 총 100만엔이었다. 아내는 “잃어버린 사람 걱정이 크겠다. 날 밝으면 경찰에 갖다 주자”고 했다. 김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 9시쯤 군포경찰서 군포지구대를 찾아 “주인을 꼭 찾아달라”며 엔화가 든 봉투를 건넸다.

100만엔은 김 할아버지에게 엄청나게 큰 돈이었다. 매일 오후 9시에 나가 다음날 오전 4시까지 돌아다니며 폐지와 고물을 주워 팔아 버는 돈은 고작 하루 2000~3000원. 폐지 1kg에 80원씩 받아 한 달에 버는 돈은 많아야 10만원 안팎이다.

그것도 운이 좋을 때나 그렇다. 못 주울 때는 하루 10원도 못 버는 날이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 아내와 본인 약값으로 한 달에 50만원을 써야 하니 100만엔은 정말 큰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김 할아버지와 아내는 단호했다. ‘순간적으로 돈 욕심이 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말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무슨 말이냐. 내 돈도 아니고 남의 돈인데 돈 잃어버린 사람이 얼마나 애가 탔겠느냐. 당연히 돌려줘야지”라며 오히려 역정을 냈다.

돈을 찾아준 할아버지는 속이 편하다고 했다. 잃어버렸다는 사람도 금방 나타났다. 돈을 찾으러 온 박모(48ㆍ여ㆍ인천시 거주)씨는 “남편이 거래처 납품대금으로 찾은 돈을 잃어버렸다는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았았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군포지구대에 분실 신고를 했는데 이렇게 빨리 찾게 될 줄 몰랐다. 할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문교 군포경찰서장은 “할아버지께서 어려운 상황에도 돈에 욕심을 내지 않고 주인에게 돌려주셨다”며 “할아버지께는 공공근로 등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할머니는 군포시 보건소 협조를 얻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드렸다”고 말했다.

군포=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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