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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돈주' 고위간부들 부인들 시켜 '환장사'…'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북한



북한에도 대부업이 성행하며 ‘돈주’라고 불리는 부자들은 아파트 건설이나 ‘환장사’(환차익)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다고 대북 전문가들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과의 비즈니스와 금융’ 세미나에서 10일 밝혔다.

북한 권력층도 돈주의 뇌물을 받으면서 자신들도 돈주로 성장했으며 이들이 전면에 나서서 환장사를 못하니 부인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경남대 임을출 교수는 “고위간부의 부인들이 환장사로 나서고 있다”며 “자본주의에서 얘기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고위험 고수익)이 잘 통하는 곳이 북한 사회”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런 현상이 김정은 집권 후 달라진 면모라고 말했다. 화폐개혁을 통해 사적 경제 영역을 통제하려 했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돈주를 활용해 국가 경제를 운용하고 있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체제가 돈주들에게 투자처를 만들어주고 있다”며 “돈주들이 국영기업ㆍ공공기관과 거래를 하면서 돈주는 이익을 보고 김정은 체제는 이를 자신들의 경제 성과라고 선전하는 분배구조”라고 설명했다.

외화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달러ㆍ엔ㆍ위안화로 충전해 평양 시내 커피숍과 상점에서 사용하는 ‘나래카드’(북한 무역은행 발행)와 ‘고려카드’(북한 고려은행 발행)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T머니 식으로 충전을 한 후 상점에 마련된 전용 기기에 접촉하면 차감이 되는 방식이라고 미무라 미쓰히로 ERINA 조사연구부장은 밝혔다. ERINA(The Economic Research Institute for Northeast Asia)는 일본의 저명한 동북아 연구기관이다.

미무라 부장은 “외화를 갖고 평양에 가면 나래카드ㆍ고려카드로 충전을 해주며 암호를 입력해 (평양) 시내에서 사용한다. 카드를 잃어버릴 경우에도 재발행을 해주는 매우 편리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돈주들의 자금 수요 총족을 위한 금융 시스템이 추진되는 움직임이 있어서 주목된다”며 북한에 자본주의 시스템이 스며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문 연변대 교수도 “나래카드의 특징은 사용자의 비밀이 철저히 보장된다는 것”이라며 “돈만 있으면 북한 주민이건 외국인이건 상관 없다”고 말했다.

돈주가 늘어나면서 대부업을 통해 돈장사를 하는 이들도 늘었다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전했다. 북한에는 ‘돈을 빌려가는 사람은 둘째 가는 바보이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첫째 가는 바보’라는 말이 있지만 과거의 얘기라고 란코프 교수는 말했다.

그는 “대부업자들이 각 지역마다 네트워크도 갖췄다”며 “부유한 북한의 돈주가 한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에 사는 북한이탈주민) 친척에게 돈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부업자들이 한때 150%에 달하는 연 이자를 매겨 문제시된 적도 있다고 한다.

현재는 연이율이 50~60% 선에서 형성됐다고 란코프 교수는 말했다. 원산에 사는 사람이 함흥에 사는 친척에게 돈을 보내고 싶을 때는 대부업자를 통하는데, 원산 대부업자가 함흥 동료에게 연락해 일정 금액을 ‘서비스료’로 떼고 돈을 전해준다고 한다.

『북한 컨피덴셜』 공저자로 이번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선 제임스 피어슨 로이터통신 기자는 “중국에서 거주할 때 마오쩌둥(毛澤東)의 얼굴이 그려진 화폐로 스타벅스 라떼를 마시며 기분이 묘했는데 지금 평양에서도 김일성 얼굴이 그려진 라떼를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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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