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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국회 행정입법권 침해는 안 돼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달 29일 국회가 의결한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에 의하면 국회 상임위원회는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제출한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수정·변경 요구를 받은 사항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인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위 법률안의 내용상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국회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행정입법의 수정·변경을 요구한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반드시 이에 따라야 하는가를 검토해야 한다. 국회의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변경 요구가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에 대해 구속력이 있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법률안 제안 과정에 나타난 것처럼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의 행정입법 통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종전에 있던 내용을 강화한 것이다. 따라서 개정 취지를 볼 때 구속력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문구의 해석상 수정·변경 요구를 받은 사항을 처리하도록 되어 있고 그 결과를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는 것은 구속력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국회의 수정·변경 요구에 따르지 않아도 이를 제재할 강제수단이 없으므로 구속력이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및 행정각부의 장이 법률을 위반해도 된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회의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변경 요구는 구속력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회는 헌법 제40조에 근거해 입법권을 가지고 있고, 정부는 헌법 제75조와 제95조에 근거해 행정입법권을 가지고 있다. 정부가 행정입법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에 근거해 행사하는 것이다. 다만 시행령·총리령·부령 등은 규범의 서열에 따라 상위법인 법률을 위반할 수 없는 것이다. 시행령·총리령·부령 등이 법률을 위반할 수 없다고 해서 행정입법권이 국회의 입법권으로부터 나온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시행령이나 총리령 또는 부령보다는 법률이 상위의 효력을 가지는 규범이기 때문에 시행령 등이 법률에 위반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둘째, 국회법이 기존에는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그 내용을 통보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개정안에는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내용을 통보’하는 것은 법률의 취지와 맞지 않는 이유나 내용 또는 법률의 내용과 합치하지 않는 이유나 내용을 통보하는 것인데,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은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과 맞지 않으니 어떤 내용으로 바꾸라는 것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기존에는 법률과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통보하는 데 그쳤지만 개정안은 어떤 식으로 고치라는 적극적인 행정입법의 방향과 내용까지 국회가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이는 국회가 행정입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권력분립에 위반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회가 행정입법에 대해 통제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가 과도하게 행사되어 행정입법권을 행사하는 결과가 된다면 이는 헌법상 행정부에 주어진 행정입법권을 국회가 행사하게 된다.

 셋째, 행정입법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최종적인 심사는 법원이나 헌법재판소가 담당하는 것이다. 이를 국회가 최종적으로 심사해 행정부에 수정·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국회가 행정입법에 대해 최종적인 유권해석을 해서 심사도 하겠다는 것으로 우리 헌법에 근거가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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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