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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진료 경험 … 1번 환자 왔을 때 두렵지 않았다”

조준성 국립중앙의료원 호흡기센터장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가 100명에 육박하면서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는 9명, 사망자는 7명으로 늘었다. 중증 환자는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다. 이런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은 항상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 국립중앙의료원 조준성(44) 호흡기센터장이 그런 사람이다. 조 센터장은 지난달 20일 최초 환자(68)를 돌보기 시작한 이후 20일째 ‘메르스 최전선’에서 환자 4명의 곁을 지켜 왔다. 그와 전화·e메일로 인터뷰했다.

 - 1번 환자가 왔을 때 놀라지 않았나.

 “2012년 중동 건설근로자 1명이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여 진료한 적이 있다. 그때는 양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기관지 내시경 검사까지 했다(음성 판정). 언젠가 메르스가 나한테 올 거라고 생각했다. 1번 환자가 왔을 때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

 - 어떤 치료를 하나.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목구멍으로 인공호흡기 튜브를 깊숙이 넣는다. 폐 기능이 망가진 환자의 호흡을 돕는 작업이다.”

 - 인공호흡기를 달 때 감염 위험이 없나.

 “튜브를 삽입할 때 환자가 기침을 하면서 분비물이 에어로졸(미세한 침방울) 형태로 나온다. 이때 경험이 적은 의료진은 엄청난 공포를 느낀다. 나도 2012년 중동 근로자를 진료할 때 그랬다. ‘잘못해서 옷에 바이러스가 묻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옷과 신발을 버리고 나오기도 했다.”

메르스 전사 조준성 “두렵지 않다” 20일째 메르스와 싸우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조준성 호흡기센터장이 9일 방호복을 입고 격리병실로 들어가고 있다. 그는 “중동에서 널리 퍼진 메르스가 언젠가는 한국에 올 것이라 생각했다. 2012년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어 메르스 치료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 최전선’에서 최초 환자를 포함해 4명의 인공호흡기를 단 환자 곁을 지키고 있다. [박종근 기자]

 - 지금은 어떤가.

 “순간순간 내가 감염될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두려움이 없다. 무서우면 환자를 보고 싶은 생각이 사라진다. 일부러 그런 척하는 게 아니다. 과거 경험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그런 것 같다. 나보다는 환자 곁을 지키는 간호사들이 걱정이다.”

 - 힘들지 않나.

 “항상 긴장해야 한다. 몸은 힘들다. 하지만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어서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누구라도 내 자리에 있으면 그럴 것이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으니까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매우 크다. 남자라면 다 이럴 것이다. 다만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 개업의가 되고 싶지는 않았나.

 “노약자나 취약계층에서 호흡기 질환이 많이 생긴다. 이들의 어려움에 공감할 수 있는 데가 공공의료기관(국립중앙의료원을 지칭)이다. 여기서 느끼는 가치와 보람은 다른 데서 얻을 수 없다.”

 - 집에는 들어가나.

 “밤 늦게 들어가서 잠깐 눈을 붙이고 나온다. 가족들과 일상생활 동선이 같다. 완전히 차단되는 방호복을 입기 때문에 가족에게 옮길 걱정이 없다. 아내가 ‘주의해’라고 하면서 지켜봐 주는 게 고맙다.”

 - 메르스가 무서운 병인가.

 “나이가 많거나 앓던 질환이 있으면 조금 무서운 병이 될 수도 있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는 감기 정도의 병일 수 있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면 병을 이겨낼 수 있다.”

 서울대 의대 출신인 조 센터장은 서울대병원의 내과 전문의, 호흡기내과 세부전문의를 거쳐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0년 아이티 지진 때 의료지원단에 참가했고 2009년 신종플루 진료 현장을 지켰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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