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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집 사장님 아나운서·부침개 가게 아저씨는 PD … 춘천 중앙시장 라디오 스타

최문숙씨(왼쪽)와 정주영씨가 춘천 중앙시장에서 낭만FM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지난 1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중앙시장 2층의 한 카페. 개량 한복을 차려 입은 50대 여성이 마이크 앞에서 흰 종이에 빼곡히 적힌 원고를 읽고 있다. 옆에서는 큰 덩치에 빨간색 앞치마를 두른 40대 남성이 시계를 힐끔 쳐다본다. 오후 5시가 되자 이 남성이 ‘큐’ 사인을 외쳤다. 오프닝 음악과 함께 “안녕하세요. 낭만이 있는 곳에 낭만 FM입니다”라는 멘트가 스피커를 타고 시장 안에 울려 펴졌다.



상인 5명 돌아가며 평일 30분 진행
신청곡 틀어주고 에피소드도 소개
재미 가득, 시장에 활기 불어넣어

 방송에 나선 이들은 중앙시장에서 한복가게를 운영하는 최문숙(50·여)씨와 부침개 가게를 하는 정주영(42)씨다. 이들을 포함해 낭만시장 상인 12명이 지난달 초 시장 내 라디오 방송인 ‘낭만FM’을 시작했다. 스튜디오는 2층 카페 ‘궁금한 이층집’에 임시로 마련했다.



‘낭만FM’ 방송국장인 최씨는 지난 3월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방송 교육을 받았다. 두 달간 프로그램 제작 실습교육을 받으며 방송을 준비해왔다.



 방송은 상인들이 힘을 모아 활력을 잃어가는 전통시장 분위기를 살리고 소통 공간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최씨 등 일부 상인들은 학창 시절 방송국에서 일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이날 방송에서 최씨는 “방송은 28년 동안 간직해온 꿈”이라며 방송국을 열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최씨는 1987년 대학 4학년 때 춘천MBC 아나운서 시험에 지원해 카메라 테스트까지 받았지만 불합격했다. 그는 “당시 카메라 불이 들어오자 너무 떨려 원고를 더듬더듬 읽었다. 지금처럼 자신있게 방송했으면 합격했을 텐데…”라며 웃었다. 최씨는 “늦게나마 방송을 할 수 있어 꿈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PD 역할을 맡은 정씨도 젊은 시절 꿈이 음악방송 DJ였다. 정씨는 “좋아하는 음악을 상인들과 함께 들을 수 있어 좋다”며 “상인들이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하고 응원의 메시지도 보낸다”고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1970~80년대 음악 7곡이 흘러나왔다. 상인들도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가사를 흥얼거렸다. 장춘상회 홍옥희(68·여)씨는 “라디오 방송이 상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좋다”며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장에 활기가 도는 방송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낭만FM’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다. 오후 5시부터 30분간 진행되며 요일별로 진행자가 정해져 있다. 최씨와 정씨 외에 김덕미(50·여)·강석분(50·여)·서경점(51·여)씨 등이 맡고 있다. 음악을 틀고 시장 안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도 소개한다.



 상인들은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팟캐스트 운영을 위한 교육도 받고 있다. 김성철 중앙시장 대표는 “이른 시일 안에 빈 점포를 활용해 제대로 된 방송국을 만들 계획”이라며 “시장 내 상인들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대형 스피커 2대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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