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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아리랑’ 통해 광복 70주년 맞은 대한민국 … 치욕·저항의 역사 돌아보길

“역사는 지나버린 과거가 아니에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의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죠. 우린 5000년 역사 동안 931번 외침을 당했고, 외침의 끄트머리에서 나라를 잃어버렸습니다. 그 굴욕·치욕·저항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해 새 삶의 방향타로 잡아야 하는 게 우리 운명입니다.”

 9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기자간담회에서 조정래(72·사진) 작가의 목소리는 비장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아리랑』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는 건 망각의 딱지를 뜯어내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신시컴퍼니가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 이 땅을 대표하는 뮤지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이해 총 12권으로 완간된 『아리랑』은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끈질긴 생존과 투쟁의 역사를 다룬 대하소설이다. 원고지 2만 장 분량, 등장인물 수백 명의 방대한 원작을 2시간40분짜리 뮤지컬에 담아내기 위해 이야기를 감골댁 가족사 중심으로 재편했다. 내용을 압축해 극본을 쓰는 작업은 뮤지컬 ‘아리랑’ 연출을 맡은 고선웅(47) 극단 마방진 대표가 했다.

 조정래 작가는 “뮤지컬 제작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면서 “차범석의 희곡 ‘산불’로 뮤지컬 ‘댄싱 섀도우’를 만들면서 보여준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의 열정과 도전의식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작가는 또 “ 시놉시스를 오늘 처음 봤는데, 각색자가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더라”면서 “시대의 아픔과 아리랑 속의 가슴 뭉클한 한을 잘 담아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다음 달 16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아리랑’에는 김성녀·안재욱·서범석·김우형·카이·윤공주·임혜영 등이 출연한다. 총 제작비 50억원의 상당부분은 ‘트래블레이터(평면으로 움직이는 바닥)’ 등을 도입한 무대장치에 쓰인다. 조 작가는 “ 만주 벌판에서 고생한 동포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당신들 하나하나가 다 조선’이란 말을 뮤지컬 ‘아리랑’출연 배우들에게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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