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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어린이 위해 ‘로빈후드’ 된 축구스타들

기성용(위)과 이청용이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한 슛 포 러브 릴레이에 동참했다. 기성용은 75점, 이청용은 66점을 기록했다. [사진 비카인드]

지난해 국내외에선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이 불었다. 최근 축구계에서는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슛 포 러브(Shoot for Love)’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슛 포 러브’는 사랑의 슛 릴레이다. 소아암 환아를 지켜주는 ‘로빈후드(영국 민담에 나오는 신궁 의적)’이 축구공을 목표 지점을 향해 차는 방식이다. 운동장에 11m 거리의 대형 양궁 과녁(가로 세로 각 2.1m)을 세워 놓고 10차례 슛을 쏜 뒤 맞힌 과녁(정중앙 10점, 맨 끝 1점)의 점수를 합한다. 70점을 쏘면 70만원이 소아암 환자에게 전달된다. 참가자는 2~4명의 로빈후드(다음 참가자)을 지목한다.

 ‘슛 포 러브’는 한국의 사회적 기업인 비카인드(Be kind)가 지난해 5월 시작한 캠페인이다. 비카인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를 휴학 중인 김동준(29)씨가 친구 최준우 씨와 함께 2012년 만들었다. 김동준 비카인드 대표는 “전세계 소아의 사망 원인 1위는 사고, 2위가 소아암이다. 사고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질병인 소아암으로 인한 사망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축구를 통해 소아암 환아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시작할 당시 ‘슛 포 러브 코리아’는 지금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도심 한복판에 축구장을 만든 뒤 참가자가 페널티킥 한 골을 넣을 때마다 소아암 환아에게 5000원씩을 전달했다. 축구선수 이동국(36·전북), 가수 션(43), 윤도현(43) 등 200명의 스타들과 5000명의 시민들이 4608골을 성공했다.

 비카인드는 ‘슛 포 러브’ 캠페인을 세계적인 행사로 키워내기 위해 기존의 페널티킥 대신 축구와 양궁을 결합한 방식으로 바꿨다. 첫 키커로 나서 54점을 쏜 안정환(39)은 다음 키커로 송종국(36)과 기성용(26·스완지시티)을 지목했다. 송종국은 83점을 쏴 지금까지 참가자 중 1위다. 기성용은 75점을 기록했다.

 송종국은 이정협(24)·이용(29·상주)과 함께 2002년 월드컵 당시 자신이 밀착 마크했던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43)를 지목했다. 이용(48점)이 다음 로빈후드으로 지목한 손흥민(23·레버쿠젠)은 76점을 쏴 2위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박지성(34)과 울산의 김신욱(27)·김승규(25)를 다음 로빈후드으로 점찍었다. 이정협과 바통 터치한 여자축구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은 61점에 그치자 점수를 올려달라며 애교를 부렸다. 지소연은 이청용(27·크리스탈 팰리스)을 지목했다.

 ‘슛 포 러브’ 측은 전세계에서 3분마다 1명의 아이가 소아암으로 죽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31번이 적힌 티셔츠를 선물한다. 슛 포 러브에 참가한 선수들이 직접 돈을 내는 건 아니다. 후원을 맡은 게임업체 플레이독소프트가 거스히딩크재단 등과 함께 선수가 획득한 점수에 해당하는 돈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한다.

 김 대표는 지금 포르투갈에 있다. 송종국이 지목한 피구의 참가를 위해 피구재단과 접촉 중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의 위르겐 클롭(47·독일) 전 감독과 수비수 마츠 훔멜스(27·독일)도 참가를 약속했다. 김 대표는 “‘기부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포르투갈)와도 접촉하고 있다. 슛 포 러프 캠페인을 통해 1억원의 기부금을 모으는 게 1차 목표” 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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