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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등의 책상]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수학은 문제집 5권 보면 전 유형 파악

인천 송도고 손재현군

손재현군의 공부 비결은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각 과목마다 우수상을 받았다.


채점할 때 느끼는 성취감이 공부 원동력
맞힌 문제 또 보는 대신 많이 푸는 데 집중
영어 단어 따로 안 외우고 지문 읽으며 익혀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모평)가 있었던 지난 4일 저녁, 집으로 돌아온 송도고 2학년 손재현(16)군은 “정말 별거 없는데”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전교 1등의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손군의 답이었다. 손군의 책상 위엔 스탠드와 책꽂이, 과목별로 꽂혀 있는 문제집이 전부였다.

“문제집을 풀고 맞은 문제는 다시 보지 않아요. 맞은 문제를 다시 볼 시간에 다양한 유형의 다른 문제를 푸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 여러 개의 문제집을 풀어보거든요.” 문제집과 오답 노트가 전부라는 손군의 책상 속 비밀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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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표 안 만들어도 마음속 목표량 꼭 지켜

손군은 입학할 때부터 현재까지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해송초등학교와 해송중학교에 다닐 때도 전교 5등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가장 자신 있고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다. 어려서부터 숫자를 쓰고 말하는 것을 좋아해 숫자 쓰기 놀이를 많이 했다. 다섯 살 때는 세 살 위인 형이 방문 학습지를 하는 것을 보며 자신도 하겠다고 떼를 써 가장 쉬운 수학 교재를 한 권 사다 줬다.

엄마 심은애(45)씨는 “한 달 정도 분량의 교재였는데 재밌다면서 일주일 만에 풀어버렸다”며 “숫자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엄마 심씨는 어린 나이에 수학 문제 풀이에 너무 집중하는 것 같아 매일 분량을 정해 줬다.

심씨는 “유치원 다녀오면 문제풀이를 하겠다고 뛰어들어와서 규칙적으로 문제를 풀었다”며 “너무 많이 푸는 건 안 된다고 하자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풀었는데 초등학교 때까지도 매일 문제풀이를 하는 습관이 이어졌다”고 했다.

문제풀이는 수학 연산으로 시작해 창의력 수학, 국어, 한자로 이어졌다. 뭐든 풀고 채점하고 동그라미가 많아질 때까지 풀었다.

손군은 계획표를 따로 만들지는 않는다. “일요일 저녁에 주간계획을 떠올리고 하루 단위로 마음속으로 나눠 둔다”며 “예를 들어 이번 주에 수학은 일곱 단원 정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면 하루 한 단원씩 푸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종이에 적어두거나 누군가에게 말하지도 않지만 안 하고 넘어간 적은 없다.

공부 분량이나 부족한 부분, 교재 선정도 모두 손군 혼자 한다. 심씨는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어떤 교재를 추천해주거나 어떤 책을 읽어보라고 권한 적이 없다”며 “서점에 데리고 가서 원하는 책을 아이들이 고르면 그걸로 끝이었다”고 말했다.

형이 가장 얇은 문제집을 고르면 손군은 가장 두꺼운 문제집을 골랐다.

손군은 “뭐든 형이 하는 건 좋아 보여서 더 많이 하고 싶었고 해내고 나면 성취감이 생기니까 그게 재밌어서 또 풀고 그랬다”며 “형이 공부하면 옆에 가서 하고 형 문제집도 풀어보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손군에게 공부의 원동력은 성취감이다. 문제를 푸는 건 성취감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손군은 “모든 과목을 문제풀이를 하면서 공부한다”며 “문제를 풀고 채점할 때 느껴지는 성취감이 가장 크니까 공부법도 문제풀이 위주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수학 개념, 영어 문법 다지기는 필수

하지만 그냥 문제만 푸는 건 아니다. 그전에 반드시 수학의 개념이나 영어의 문법을 완벽하게 숙지한다.

수학은 한 번 풀어서 맞은 문제는 더 이상 풀어보지 않는다. 대신 풀면서 명확하게 아는 문제가 아닐 경우엔 풀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 잘 모르는데 어쩌다 정답을 맞히는 걸 피하기 위해서다. 채점 후 틀린 건 다시 풀어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별표를 해서 오답 노트에 옮겨 적는다.

손군은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다 보면 어떤 변형된 문제를 만나도 풀 힘이 생긴다”며 “하지만 아는 문제를 여러 번 반복하는 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재는 적어도 5권 이상을 푼다. 한 단원을 공부할 때마다 5권의 각각 다른 교재들을 풀어보고 다음 단원으로 넘어간다.

예를 들어 기하 벡터를 공부할 땐 정석·자이·EBS기출·일품·블랙라벨 5권의 기하 벡터 단원을 모두 풀어보는 거다. 손군은 “문제집 5권만 풀어 봐도 모든 수학 유형이 총망라된다”며 “많이 풀다 보면 유형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고 했다.

대신 수학 문제풀이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하는 것이 있다. 개념 다지기다. 수학의 정석을 통해 개념을 익히고, 기본문제를 풀어보고, 스스로 개념을 완벽히 익혔는지 확인한 후 문제풀이에 들어간다. 교재 선정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어차피 다양하게 풀어볼 생각이라 안 풀어본 교재면 사는 편이다.

영어도 단어를 따로 외우지 않는다. 그래서 단어장도 없다. 수능 기출문제 위주로 문제풀이를 하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지문을 여러 번 읽어가며 단어의 뜻 자체를 이해하는 편이다. 달달 외우는 건 안 한다. 안 그래도 재미없는 영어가 더 재미없어지기 때문이다. 중학교 영어과 교사인 엄마도 손군의 공부법에 대해 별다른 지도를 하지 않는다.

심씨는 “형은 공부 분량이나 교재 등의 가이드를 줘야 하는 성향인데 재현이는 모두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하는 아이라서 엄마의 역할이랄 게 별로 없다”며 “해외에서 살았던 적도 없고, 영어 원서를 읽거나 집에서 공부를 봐주거나 하는 일이 없이 혼자 했다”고 말했다. 손군은 “영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문법에는 흥미가 있어서 문법은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군은 쉬운 문법 위주의 문제집을 선택해 연계된 문제들을 풀면서 문법을 터득한다.

평상시에는 수학 50%, 영어 30%, 국어와 과학을 20% 비율로 공부한다. 시험이 다가오면 수학 공부량을 줄이고 과학 공부 시간을 늘린다. 송도고는 과학 중점 학교로 과학 내신 준비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편이다. 물리·지구과학·화학·생물 모두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여름방학에는 과학 과목을 중점적으로 공부할 계획이다.

문제풀이를 하다 막히는 부분이 나오면 혼자 어떻게든 풀어보거나 선생님과 함께 답을 찾아본다. 절대 답안지는 보지 않는다. 손군은 “스스로 끝까지 풀어내기 위해서라도 모든 과목의 기초는 반드시 탄탄하게 다져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에선 공부 대신 휴식…주말엔 운동도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 말씀에 최대한 집중한다. 그렇다고 선생님 말씀을 모두 받아 적지는 않는다. 선생님이 쓰라고 하는 부분과 강조해서 여러 번 언급한 경우만 필기한다.

수학과 과학 외에는 예습과 복습을 따로 하지 않는다. 수학·영어·과학은 주 2회 2시간씩 학원에 다닌다. 학원 수업만으로 복습할 수 있고 예습은 미리 단원을 읽어보는 정도로만 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2G폰을 사용한다. 중학교 때 송도고에서 주최하는 중학생 학력경시 대회에서 부상으로 받은 아이패드로 모바일 게임을 가끔 하고 친구들과는 카톡으로 일상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손군은 “친구들과 카톡 없이 어떻게 대화하냐”며 “점심을 먹고 나면 농구를 하고 주말에는 2시간 정도 저녁 시간에 친구들과 운동을 하거나 놀면서 기분전환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운동 좋아하고 재밌는 친구로 통한다. 중3과 고1 땐 반장을 맡았고, 지금은 수학 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와 학원 수업이 끝나면 대개 새벽 1시경이 되는데 대부분 씻고 쓰러져 잠들기 바쁘다. 집에서의 공부량은 많지 않은 편이다. 손군은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학원에서 자습하기 때문에 집에서는 하는 공부는 주말에 조금 하는 게 전부”라며 “공부는 반드시 책상에서 하고 공부하는 과목 외의 책이나 노트는 책상 위에 섞어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군은 금융 관련 일에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수학자나 수학교수가 꿈이었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경제와 통제에 흥미가 생겼다.

손군은 “경제 관련 책도 읽어보고 통계에 대해 공부도 하면서 꿈을 키우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수학을 중심으로 공부했는데 여름방학부터는 다른 과목들에 대한 공부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김소엽 기자 kim.soyub@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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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