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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유기견 새 주인 찾아주는 엄윤선씨

“버려졌다고 생명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매주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는 江南通新 로고를 새긴 예쁜 빨간색 에코백을 드립니다. 지면에 등장하고 싶은 독자는 gangnam@joongang.co.kr로 연락주십시오.

 9년 전 추운 겨울, 서울 옥수동 한 주택가를 걷고 있었다. 건물 한구석에 조그마한 강아지가 웅크리고 있었다. 요크셔테리어 잡종이었다. 녹슨 알루미늄 선반이 녀석의 집이었다. 길이 50㎝도 안 되는 줄에 묶여 있었다. 밥그릇에는 말라버린 김밥 몇 조각이 있었고, 그 위로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사람이 다가오니 꼬리 흔들며 반기는 모습에 더 애잔했다. “매일 가서 밥을 챙겨주다 주인 할머니를 만나 돈 5만원을 드리고 데리고 왔어요.”

 엄윤선(38·압구정동)씨가 반려견 ‘호랑이’를 만나게 된 사연이다. 지난달 11일 도산공원에서 만난 엄씨는 ‘호랑이’와 함께였다. 호랑이란 이름은 이 강아지를 데려올 때 너무 약해서 건강해지라고 붙인 이름이다. ‘호랑이’를 만난 후 그는 유기견에 관심을 두게 됐다. 없는 시간을 쪼개 유기견을 치료해 새 주인을 찾아주기 시작했다. 그의 본업은 기업 출강 영어 강사다. 중학교 때 가족과 캐나다에 이민 갔다가 2004년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 버려진 강아지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거리를 걷다 보면 아주 쉽게 주인 잃은 동물들과 마주쳤죠. 그런 강아지들을 지역 유기동물보호소에 데려다 줘도 주인을 못 찾으면 15일 후 안락사 된다고 하더군요.”

 그는 안락사가 될 처지의 강아지들을 데리고 나와 치료해 주고 새 주인 찾아주는 일을 홀로 시작했다. 시설이 부족하니 안락사가 불가피하다는 건 이해됐지만 죄 없이 죽어가는 강아지들이 안타까웠다. 지난해 5월부터는 네이버 카페 ‘유기동물과 함께하는 애니밴드’에서도 활동 중이다. 카페 회원 수는 950여 명이다. 고양시 유기동물보호소와 연계해 중성화 수술 등을 지원한다. 입양되기 전까지 잠시 맡아줄 사람을 수소문해 찾거나 유료 위탁소에 맡긴다. 치료와 위탁에 드는 비용은 회원 모금이나 후원금, 자비를 들여 충당한다. 한 달에 50여 마리를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오고 20~30마리를 입양시킨다. 나머지는 주인을 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생명을 키우는 데는 무엇보다 책임감이 중요해요.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다짐이 없다면 차라리 키우지 않는 편이 낫죠. 유기견도 똑같은 생명입니다. 주인에게 버려졌다고 생명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에요. 유기견을 입양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만난 사람=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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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