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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웅의 오! 마이 미디어] NYT, 1면 편집회의 없앤 지 넉 달 … 온라인 독자 빠르게 늘어

보고서를 작성해 본 연구자라면 누구나 공감한다. 잘 쓴 보고서보다 한 사람이라도 더 읽어주는 보고서가 좋다. 많이 읽히는 보고서도 좋지만 하나라도 제대로 실행되는 보고서가 더욱 좋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5월 인터넷에 공개된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는 꿈의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지난주 2일 뉴욕타임스 회장인 셜츠버거는 세계뉴스매체협회에서 연설하면서 뉴욕타임스가 혁신보고서의 제안을 따라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디지털 이용자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편집국 내부에’ 이용자 개발 에디터를 두고 이용자 분석 자료를 활용해 편집하고 있다. 이 임무를 맡은 이는 워싱턴포스트와 허핑턴포스트를 경유해 뉴욕타임스에서 제품 개발을 담당했던 알렉스 매캘럼 부국장이다. 그는 현재 뉴욕타임스 웹과 앱을 이용하는 이들은 물론 검색 서비스, 교류 매체, 인터넷 공동체를 통해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거나 인용하는 일을 분석해 편집국에 보고한다.

 뉴욕타임스는 더 이상 신문 독자를 겨냥해 편집하지 않는다. 사실 지난 2월 이미 뉴욕타임스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던 ‘1면 편집회의’가 없어졌다. ‘디지털 우선’ 시대에 신문지 1면을 결정하기 위해 하루 두 번 편집회의를 한다는 오래된 전통마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뉴욕타임스 편집국장과 부장들은 매일 아침 9시30분에 핵심 뉴스가 무엇인지, 언제 어떤 플랫폼에서 뉴스를 터뜨릴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포맷으로 뉴스를 만들지를 결정한다. 여기서 다루는 뉴스란 역시 사건·사고 뉴스가 아니라 뉴욕타임스 특유의 진지함과 신중함을 담은 기획물이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뉴욕타임스의 인터넷 독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동매체를 통해서 다른 인터넷 플랫폼을 경유해 뉴욕타임스를 접하는 이들이 늘었다. 광고에 의존했던 수익도 바뀌었다. 광고보다 이용자에게서 비롯된 수익이 더 크다고 한다.

 이 모든 변화의 핵심에 ‘이용자 관련성(engagement)’이란 개념이 있다. 이는 신문 열독자 수, 인터넷 이용자 수, 이용자 구성 등으로 포착할 수 없는 참여적 속성으로서 매체 이용자의 태도, 충성도, 습관으로 나타난다. 이는 지난해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에 18번이나 등장했던 용어이기도 하다. 요컨대 얼마나 많은 이가 뉴스를 읽느냐보다 뉴스가 그들의 생활에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매캘럼 부국장의 말을 인용해 표현하자면 하나의 기사가 하루 동안에도 어떻게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래야 뉴스의 내용은 물론 포맷과 비주얼, 그리고 뉴스를 터뜨릴 시간과 플랫폼을 편집국에서 전략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프 자비스 뉴욕대 교수 역시 세계뉴스매체협회에서 연설하며 “저널리즘을 더 이상 내용 제공자로 생각하지 말고 서비스 그 자체로 생각하라”고 촉구했다. 뉴스 이용자를 대중이나 소비자와 같은 집합적 대상으로 보지 말고 개인적 관심과 요구를 지닌 개인들로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용자란 이미 만들어진 내용의 수용자가 아니라 앞으로 만들 내용의 결정자란 뜻이기도 하다. 결국 뉴욕타임스의 혁신보고서는 단순한 편집국 개편에 대해서만 말했던 것이 아니다. 언론인의 뉴스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의 변화를 제안했다. 그것이 지금 세계 최고의 언론사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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