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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하세요] 무협 소설가 진융

진융의 의천도룡기(1986년 홍콩TVB작)에서 장무기 역의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오른쪽)와 조민 역의 리메이셴(黎美?·여미한). [중앙포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5일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시 아오산을 시찰하며 무협 소설가 진융(金庸·91)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진융은 (저우산) 타오화다오(桃花島·도화도)를 가보지 못했음에도 소설로 타오화다오에 관광 붐을 일으켰다”고 말해 자신이 그의 팬임을 자처했다.



『의천도룡기』 작가·명보 주필 … 5년 전 박사 따고 ‘강호’ 떠나
시진핑·덩샤오핑·마윈 “난 진융 팬”
국내서도 80년대 『영웅문』 돌풍
올 91세 … 웨이보 사진서 건재 과시

 덩샤오핑(鄧小平)도 진융을 좋아했다. 덩은 홍콩 출신인 진융이 1981년 7월 중국을 방문한 이후 세 차례 만났다. 중국 창업가의 멘토로 불리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역시 진융의 열성팬이다. 자신의 집무실은 ‘타오화다오’, 회의실은 『의천도룡기(倚天屠龍記)』에 나오는 ‘광밍딩(光明頂·광명정)’이라 이름 지었다. 그는 진융의 무협지에서 경영에 필요한 상상력을 얻는다고 밝혔다.



 저장 하이닝(海寧)의 사대부 명문가에서 태어난 진융의 본명은 자량융(査良鏞)이다. 필명 진융은 이름 끝 자(鏞)를 두 글자로 풀어 쓴 것이다.



소설가이자 언론인 진융(金庸)의 작품은 전세계 중국인의 공통어로 통한다. 그는 “말로는 왕도를, 행동은 패도를 펼친다(雜用王覇之道)”로 중국 정치를 정의했다. [사진 인민망]
 소설에서 영웅을 그렸던 진융이 모범으로 삼았던 인물은 월(越)왕 구천(勾踐)의 스승 범려였다. 젊은 시절 진융은 난징(南京)의 국민당 당교인 중앙정치학교를 다니며 범려를 꿈꿨다. 하지만 급진 학생으로 몰려 퇴학 당했다. 이후 장제스(蔣介石) 총통과 거리를 뒀다. 50년에는 베이징으로 가 외교관을 꿈꿨지만 마오쩌둥(毛澤東)의 외교 정책에 반발해 꿈을 접고 문필가의 삶을 살았다.



 그는 55년 『서검은구록(書劍恩仇錄)』부터 72년 『녹정기(鹿鼎記)』까지 18년 동안 장편 12부, 단편 3부의 소설을 남겼다. 스스로 작품의 첫 글자를 따 “천지에 휘날리는 눈발 속에 흰 사슴을 두고 다투는데, 글을 조롱하는 신비의 협객은 아름다운 원앙과 인연을 맺는다(飛雪連天射白鹿 笑書神俠倚碧鴛)”는 대련을 지었다.



 소설가 진융은 그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는 59년 홍콩 최고의 권위지 명보(明報)를 창간한 언론인이다. 대륙·대만·홍콩·화교를 아우르는 대(大)중국주의에 입각해 정론을 추구했다. 날카로운 필봉으로 60년대 문화대혁명 시기 홍콩 내 좌파의 암살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80년대 홍콩 반환을 앞두고는 친중국 입장을 취해 명보 소각 시위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는 80대 때인 2006년과 2010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당(唐)의 황위 계승 제도’를 주제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진융의 소설은 한국에서 85년 12월 『영웅문』이란 제목으로 편역 출판됐다. 8개월 만에 30만 부가 팔리며 영웅문 신드롬이 불기도 했다.



 진융은 박사학위 취득 후 ‘강호’를 떠났다. 지난해 3월 구순(九旬)을 맞았다. 3억 명의 독자 중 팬 400여 명이 총 15부 36책 841만1384자(字)에 이르는 그의 작품을 필사해 선물했다. 올 3월 91세 생일에는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와 건재함을 드러냈다.



 전기 작가 푸궈융(傅國涌)은 “진융은 평등한 사회주의, 자유의 민주주의, 인애(仁愛)의 인문주의가 결합된 세상을 꿈꿨다”고 말했다. 푸궈융은 “사대부 출신으로 영국의 식민지 홍콩이란 특수 조건에서 중국의 고전문화와 서구의 영화오락을 결합해 세상에 둘도 없는 상상의 세계를 창조했다”고 진융의 업적을 평가했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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