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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예상밖 1%, 일본은 뛰는데 …

장기 불황 탈출하는 일본

소비세 인상 여파 벗어나

설비투자액 10.5% 늘고 수출은 8개월 연속 증가세




일본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를 기록했다. 일본 내각부는 8일 “1분기 성장률을 지난달 발표한 0.6%(예비치)에서 1%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G(Growth·성장) 서프라이즈’다. 1분기 성장률이 0.8%인 한국을 앞서는 수치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2분기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도쿄 금융시장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말한 ‘소비세 침체’다. 그러나 이젠 소비세 인상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일본 NLI리서치센터의 이코노미스트인 사이토 다로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경제가 회복 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투자는 지난해 4분기 0.1% 감소에서 올 1분기엔 2.7% 증가로 돌아섰다. 기업들이 엔저 덕에 수출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재고를 많이 늘린 덕분이다. 재고가 많은 것이 앞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일본 기업들이 앞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일본의 수출은 엔저를 배경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올 4월까지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 기업들은 수출 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되자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움직임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말 1219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올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의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예상 투자액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28조226억 엔(약 252조원)으로 집계됐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기업들은 늘어난 수익으로 우리가 전혀 대응하지 못하는 재생에너지와 우주·로봇 등 각종 신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런 투자가 결실을 보면 한국 기업엔 진짜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개혁에서도 일본은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일본은 의약품의 인터넷 판매 등 추진이 쉽지 않은 것까지도 허용했다. 그러나 한국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의약품 품목을 확대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강남규 기자, 세종=김민상 기자 dismal@joongang.co.kr





저성장 늪 직면한 한국

수출 5개월 연속 감소세 … 메르스로 내수까지 위축

개혁 이끌 리더십 아쉬워




국내 대표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5% 가까이 떨어졌다. 엔저를 앞세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공세 때문이다. 미국뿐 아니라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우위에 있던 유럽 시장까지 위협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9%였다. 지난 2012년(6.2%) 이후 하락세다. 반면 도요타는 2012년 4.3%에서 올해 1분기 4.6%로, 닛산은 3.4%에서 1분기 4.5%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지난달 20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구조개혁이 지금처럼 지연되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는 일본과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 고 우려했다. 최 부총리의 걱정은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일본이 아베노믹스로 장기불황의 늪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위험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3.8% 성장을 예상했지만 이젠 3%대를 지키는 것도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까지 확산돼 소비 위축까지 우려되고 있다. 수출은 올 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적신호가 들어온 지 오래다.



 그렇다고 처방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이를 해결할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가 내세운 노동시장 개혁과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확대 등은 이해집단의 반대 등으로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증세냐 복지냐를 둘러싼 큰 틀의 경제 방향을 놓고서는 뚜렷한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경제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재신임까지 받는 등 국민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아베 정부가 이런 지지와 의회의 안정적 의석을 바탕으로 각종 성장 전략에 필요한 제도를 법제화하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로 엔화 약세에 대응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 재정을 추가 투입(추경)해야 한다”며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세종=김원배 기자, 이수기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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