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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준의 줌마저씨 敎육 공感] 팩트와 확률이 불안을 이긴다

강홍준
사회1부장
“서울 대치동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지난 4일 이렇게 시작한 문자 메시지를 여러 통 받았다. 서울 대치동 지역 초등학교들이 휴업을 하게 된 계기는 카카오톡 등으로 번진 같은 메시지였다. 이날 하루의 진행순서는 이랬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우리 동네 산다→자가 격리에서 벗어나 골프를 쳤다→그 앞집에 초등학교 아이가 산다→이 학교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메르스가 퍼질지 모른다→(학교에 요구해) 학교는 휴업→휴업하는 초등학교 학생과 학원을 같이 다니는 옆 학교에도 퍼질지 모른다→옆 학교도 휴업 →학원도 휴업…’.



 이런 순서도는 ‘혹시 그럴 수도’라는 가능성으로 연결돼 있다. 가능성을 잇는 고리마다 사실 왜곡이나 과장이 끼어 있다. 팩트(사실)는 대치동 골프 여성이 확진 환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앞집 문을 열고 연신 기침을 해대더라도 감기는 몰라도 메르스는 걸리지 않는다. 학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메르스에 감염될까 걱정할 수 있으며, 가급적이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나가지 않도록 주의를 시킬 수도 있다. 학부모가 휴업을 요구할 때 교육당국도 이를 거부할 순 없다. 불안한 건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가능성을 좀 더 확률적으로 해석해 봐야 한다. 메르스가 처음 발생한 2012년 3월부터 올해 5월 말 현재까지 전 세계 환자 1180명 가운데 성인 환자는 98%를 차지한다. 10대 이하 환자는 2%에 불과하다. 그나마 중중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경우 전체 환자의 평균 나이가 39.9세였으나 메르스는 평균 나이가 50세다. 한국 통계도 이를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메르스 확진 환자 64명 중 가장 나이가 어린 환자가 24세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아이들을 피해 가는 건지 어쩐지의 이유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아이들이 걸릴 확률은 낮은 게 분명하다.



 게다가 이런 확률을 더 낮출 방법도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메르스의 실체를 가르치면 된다. 메르스는 세균이 아니며 바이러스라는 점, 손씻기만 잘해도 메르스 바이러스를 감싸고 있는 외피를 깨뜨려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도 알려주는 것이다. 또한 남을 향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실례라는 것도 가르칠 수 있다.



 친구나 이웃들에게 스마트폰으로 괴담에 가까운 가능성을 퍼나르기 전에 부모로서 진정으로 자녀에게 본을 보였으면 한다. 오늘도 메르스 확진 환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래도 이런 기회가 자녀에게 과학적 사실과 확률, 그리고 에티켓까지 가르칠 기회가 아닐까 싶다.



강홍준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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