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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바이러스’엔 소통이 최고의 백신

전염병에 걸린 한 사회의 면역력은 세 가지 방어선(防禦線)을 구축했느냐로 결정된다. 1차 방어선은 ‘마음속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는가’이고, 2차 방어선은 ‘실천 바이러스를 활성화할 수 있는가’이다. 3차 방어선은 ‘항바이러스 개발과 보급 같은 물리적 대응이 가능한지다.

‘마음속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 상태일 때 나타나는 증상이 괴담(怪談)이다. 괴담이 퍼지면 대중은 공포에 휩싸이고, 사회는 공황(panic)에 빠진다. 그 결과 타인을 배려하며 지켜야 할 최소한의 행동 준칙들이 무시되면서 시민의식도 무력화된다. 이렇게 되면 2차 방어선에 해당하는 확산 방지 목적의 격리에 개인들이 협조하지 않게 된다. 결국 3차 방어선인 백신 보급 때까지 국가는 큰 혼란에 빠져든다.

집단행동 전문가인 마크 얼스는 2009년 멕시코에서 신종플루가 발병된 지 열흘 만에 ‘마음속 바이러스’가 북미를 넘어 전 세계로 퍼졌다고 평가했다. 이 ‘마음속 바이러스’는 당시 돼지고기 소비까지 위축시켰다.

‘마음속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한 국가의 시민의식과 지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전염병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국가지도자는 국민에게 강력한 대응 방안을 한 박자 빠르게 전달해야 한다. 국민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원론적 소통은 실체가 불분명한 전염병을 다루는 공공소통으로 매우 부적절하다. 단기적으로 확산 여부를 속단하기 어렵기에 가장 극단적인 불안과 공포 상황을 가정한 소통을 해야 한다. 국민에게 ‘어떻게 하라’는 소통보다 정부가 ‘어떻게 할 것이다’는 확고한 실천 계획을 우선 제시해야 한다. 전염병의 경우 초기 감염 확산의 고리를 끊는 데 국가지도자의 강력한 선언적 소통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 11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이 예상되는 시점에 정부의 중장기 예방 계획을 발표했다. 7200억원 규모의 비상기금을 의회에 요청하고, 조류인플루엔자 발병 시 민간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심지어 의심 환자 격리를 위해 군대까지 동원하는 방책도 제시했다. 당시 과잉대응이란 비판도 있었지만 강력한 대책을 담은 대국민 소통으로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음속 바이러스’를 소통으로 통제하는 효과를 본 것이다.

실제 바이러스의 전염 속도보다 ‘마음속 바이러스’의 확산이 훨씬 빠르다. 말과 키보드를 통해 가속도가 붙는다. 한 사회 시민의식과 소통 수준에 따라 확산 정도도 달라진다. ‘마음속 바이러스’의 백신인 소통과 시민의식으로 무장하면 위기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중앙SUNDAY 콜라보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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