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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앞 정쟁 … 정부·서울시 한 팀이 돼라

박 대통령, 16일 만에 첫 현장방문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최초 환자 확진 후 16일 만인 5일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있는 서울 을지로6가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입원 환자는 바이러스가 외부로 나갈 수 없는 음압병상에서 안전하게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청와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정치 공방으로 변질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메르스 의심자 정보 공유와 대책을 놓고 정면 충돌하면서 혼선과 불안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메르스 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하나의 팀(one team)을 이뤄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원순 “자체 방역 가동할 것”
복지부 “시·도가 담당 불가능”
대통령 “정부 초동대응 허점 … 지자체 독자 해결 땐 혼란”
“정부는 컨트롤타워 맡고 지자체는 현장 실행 역할을”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일 밤 긴급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확진 환자인 의사 A씨(38)가 1565명이 참석한 재개발조합 총회에 갔으나 보건복지부가 관련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실무회의도 개최했다”며 박 시장 발언을 반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만약 지자체나 관련 기관이 독자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경우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초동 대응에 허점이 있었으나 현재는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4일) 복지부 장관과 직접 통화했지만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질병관리본부장에게 (A씨 관련) 정보 공개 여부를 묻자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건 현 상황에 대한 인식 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문 장관은 현재의 위기경보 수준에 관해 “업그레이드된 주의(옐로) 단계”라며 “경계(오렌지) 단계로 가려면 지역사회로 확산·전파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최고 위험 수준인 심각(레드) 단계로 보고 박 시장이 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의사 A씨에 대해 서울시가 “다중에 대한 감염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반면 복지부는 “감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행사 참석자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강제 격리를 언급했고 복지부는 격리까진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전문가 그룹을 내세워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과학 분야 권위자들조차 누구의 자문을 받느냐에 따라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이 “준(準)전시 상황”이라며 자체 방역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하자 복지부 측은 “지자체가 검진·방역 기능을 맡는 건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시민 여론도 갈라지고 있다. 직장인 박주희(37)씨는 “정부 대응이 미온적인 상황에서 박 시장이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이라고, 대학생 김종혁(27)씨는 “박 시장이 메르스 사태를 정치적 기회로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



 경희대 이영조(정치학) 교수는 “2012년 허리케인이 미국 동부를 강타했을 때 버락 오바마(민주당) 대통령과 크리스 크리스티(공화당) 뉴저지 주지사가 정보를 공유하며 위기에 대처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김윤(의료관리학)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컨트롤타워, 현장 실행자 역할을 확실히 하면서 유기적으로 손발을 맞춰야 할 때”라고 제시했다.



신용호·강인식 기자 kang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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