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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공자를 흡수한 유럽 … “공자왈” 에 멈춘 아시아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황태연·김종록 지음

368쪽, 김영사, 1만4800원




역사를 통째로 다시 배워야 할 것 같다. 산업혁명의 리더는 영국이 아니라 중국이었다. 애덤 스미스는 공자·사마천, 그리고 둘의 영향을 받은 선배 사상가의 생각을 베꼈을 뿐이다. 로코코 문화는 동양 선비문화를 복사했다. 공맹 사상이 없으면 라이프니츠와 볼테르도 없었다. 한마디로 유럽 계몽주의는 공자에서 시작됐고, 프랑스 대혁명도 공자주의 없이는 불가능했다.



 ‘좀 너무 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에 천연덕스레 대꾸하는 책이다. “사료에 그리 나와 있는 걸 어떡하나”라고. 황태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맹철학이 17~18세기 유럽에 끼친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개탄한다. 동아시아 지성인이 서양에 대한 열등의식에 아직도 붙잡혀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연구를 해보면 공맹철학이 유럽을 개혁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본다. 황 교수의 다섯 권짜리 『공자와 세계』를 바탕으로 김종록 작가가 쉽게 풀어 썼다.



공자의 초상. 황태연 교수는 공자의 사상이 17~18세기 유럽 계몽주의의 뿌리라고 말한다. [중앙포토]
 라이프니츠는 “윤리와 정치에서는 중국인이 (유럽보다) 우월하다”고 1689년 편지에 썼다. 볼테르는 공자의 시대를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존경할 만한 시대”로 평가했다. 그 연장선에서 유럽의 문화·사상·정치적 개혁, 반기독교적 혁명을 주장했다. 애덤 스미스는 조용하고 소심하게 표절한 경우다. 공자의 이름은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명한 이론 ‘보이지 않는 손’은 사마천이 기원전에 주장했던 것이다. 사마천은 물자의 유통, 수요공급의 조절이 시장의 자연지험(自然之驗)으로 결정되니 통치자는 이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기록했다. 공맹의 경제철학, 즉 무위·자유시장을 옹호하고 계승한 것이다.



 여기까지라면 다소 맥 빠질지 모른다. 서양을 모델 삼아 달려온 동양으로서는 상식을 뒤집는 얘기다. 하지만 황 교수가 현재를 보는 시각은 매섭다. 서양은 공맹철학을 받아들여 이성 대신 감성을, 합리성 대신 인간성을 앞세웠다. 프랑스 혁명 이후 합리주의 사조로 돌아간 실패도 했지만 동양문명과 연대했던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동양은 16~18세기에 남의 문화에는 관심도 없이 오만하다 뒤늦게 서양 따라잡기에 나섰다. 서양의 합리주의가 들어와 이성을 신격화하고 감정을 억압했다.



 책은 처방법도 내놓는다. ‘패치워크’다. 외부에서 온 요소를 받아들여 창조적 결과물을 내놓자는 거다. 서구와 동양의 문화는 상호보완적으로 얽혀야 한다. 이렇게 동양은 서구 콤플렉스를 씻어낼 수 있다. 또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일 뿐이고 자연의 정복자일 뿐이라는 일방적 의식도 바뀔 수 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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