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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그 섬에 가고 싶다 … 희망을 찾았다

아마섬의 ‘오감(五感) 학원’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 강사로 나선 섬 주민에게 농·어업과 향토 요리를 배우는 학원이다. [사진 남해의봄날]


우리는 섬에서 미래를 보았다

아베 히로시·노부오카 료스케 지음

정영희 옮김, 남해의봄날

248쪽, 1만4000원




일상을 불쑥 파고드는 이런 질문은 때로 위험하다. ‘도대체 내 앞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도 나쁘진 않지만 그래서?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대학을 졸업하고 자동차 회사 도요타의 엔지니어로, 벤처 기업의 웹 디자이너로 일하던 두 명의 일본 청년은 어느 날 이 질문에 포획당하고 만다. 이 책의 저자인 아베 히로시(37)·노부오카 료스케(33)다. 야근을 밥 먹듯 하며 회사에선 인정을 받고, 주말에는 좋아하는 자연으로 떠나기도 하는 그런대로 괜찮은 삶이었다. 하지만 휘휘 고개를 저어봐도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싶은가’ ‘내 인생이 나아갈 방향은 어딘가’로 확장돼갔다. 그래서 떠나기로 한다. 2300명이 살고 있는 일본 시마네현의 작은 섬 ‘아마(海士)’라는 곳으로.



 평온하고 고요한 어촌의 삶을 꿈꾼 게 아니었다. 이들의 꿈은 오히려 거창했다. 인구의 40%가 노인이고 연간 태어나는 아이는 열명 남짓인, 고령화·저출산·경제침체·재정난 등 일본 사회의 문제를 뭉뚱그려 안고 있는 이 섬에서 희망을 탐색해보자는 것이었다. 다짜고짜 ‘메구리노와(巡の環)’라는 이름의 시골 벤처기업을 만들고 주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농업과 어업을 배웠다. 그리고 도시에는 없는 ‘그 무엇’을 사업 아이템으로 정한다. 자연과 전통문화, 서로 돕는 정신이다.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만들고, 주민들과 함께 음식축제·음악제를 열었다. ‘섬 학교’를 시작해 자신들과 같은 지역사업가를 배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책에 담긴 이야기는 어쩌면 지나치게 이상적이다. 아마의 새로운 시도가 알려지면서 다른 삶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모여들었다. 섬과 도시를 연계하는 독자적인 산업을 창출한 아마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섬 중 하나가 됐다. 저자들의 연 수입도 도요타 연봉과 비슷해졌다. 무엇보다 ‘개인 생활’과 ‘돈벌이’, 그리고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나’라는 삶의 세 가지 축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녹아드는, 만족스런 삶의 형태를 찾을 수 있었노라고 말한다.



 아마라는 외딴 섬에서 이들이 찾아낸 일본의 미래상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규모의 경제 모델이 하나의 집합체를 이루는 형태다. 출산율 저하를 동반한 노령화와 재정난은 한국의 근미래이기도 한 만큼, 이들의 실험에 관심을 기울여볼 이유는 충분하다. 공동체의 미래 같은 덴 관심이 없는 독자라하더라도, 불현듯 찾아온 인생의 질문에 진취적으로 답을 찾아나간 청년들의 신나는 도전은 기분 좋은 자극이 될 만하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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