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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격리자 ‘골프 외출’ 발단 … 대치동 초교 3곳 연쇄 휴업

서울 강남구 초등학교 세 곳이 4일 휴업에 들어간다. 휴업에 들어간 학교 관계자는 “아직까진 학생 가운데 (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휴업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업에 들어가는 한 초등학교에서 3일 학생들이 임시휴업 안내판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D초등학교가 4~5일 휴업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어 인근 두 초등학교도 같은 기간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치동 학원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학원들도 이날 상당수가 휴강했다. 그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문에 휴업을 한 학교는 대부분 경기·충청 지역에 있다. 갑자기 대치동 일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강남구에서 자택격리 중이던 60대 여성이 전날 전북 지역에 가 골프를 친 것이 발단이 됐다. 한국의 대표적인 ‘교육 특구’인 강남에서 ‘메르스 공포 현상’이 나타났다.

메르스 불안감 강남 확산
주민 “우리 아파트 단지 산다더라”
‘방진복 입은 사람들 출입’ 루머도
학교 “학부모 걱정 너무 커 휴업”
초등생 대상 학원도 상당수 휴강



 강남구보건소는 자택격리 중이던 A씨(63·여)가 2일 집에 없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위치 추적을 의뢰했다. 10여 명의 일행과 함께 간 골프장에서 현지 보건소 직원 등에게 발견돼 A씨는 강제 귀가 조치됐다. 하지만 3일 A씨가 사는 아파트의 동·호수와 함께 여러 미확인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이 지역 학부모들이 불안감에 휩싸였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메시지에는 강남구의 한 아파트 명칭과 함께 남편이 의사이고 아들이 이 지역 고교에 재학 중이며 특정 학원에 다닌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 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방진복을 입은 이들이 와서 데려갔다는 소문까지 섞여 있었다. A씨의 집과 마주한 집에 사는 초등학생이 이날 오전 등교했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귀가 조치를 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집 주소 등을 제외한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 강남구보건소 관계자는 “A씨는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자가격리 기간이 11일까지다. 집으로 전화해도 A씨가 없어 위치를 추적했다”고 말했다. A씨를 잘 아는 아파트 주민은 “남편이 의사가 아니고 자녀도 이미 장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SNS에 떠돈 강남 지역 괴담 중에는 D고교에서 메르스 사망자가 나온 병원 의사의 자녀가 확진을 받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해당 고교가 휴업할 예정이고 인근 중학교들도 휴업에 동참할 것이란 말도 퍼졌다.



 그러나 본지와의 통화에서 D고교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종일 동문회에서까지 확인 전화가 왔는데 부모가 의사인 학생들이 있지만 부모나 학생 모두 아무런 증상이 없다. 휴업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휴업설이 나돈 D중학교 관계자도 “학부모들이 휴교를 해 달라고 전화를 너무 많이 걸어 교무실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하지만 확진 환자는 고사하고 의심환자도 없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휴업에 나선 초등학교들은 학부모들의 걱정이 워낙 커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가 사는 아파트 인근의 D초등학교 관계자는 “해당 환자가 음성임을 알고 있지만 학부모의 우려가 너무 커 휴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휴업을 한 또 다른 D초등학교 교감은 “메르스 환자는 전혀 없는데 학원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 만난다며 학부모들이 불안해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날 휴강한 한 대치동의 학원 관계자는 “학원연합회에서 떠도는 내용이 괴담이라는 것을 알려왔다. 학부모들에게도 안내하고 있지만 워낙 불안해해서 일단 초등학생 강좌만 휴강했다”고 말했다. 이날 SNS에선 강남구 도로변에 하얀 방진복을 입은 대원들이 서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돌기도 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온 의사가 열이 나 조사하러 간 구급대원들을 누군가가 스마트폰으로 찍어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김모(42·서울 강남구)씨는 “종일 어떤 말이 맞는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SNS에선 괴담도 기정사실처럼 되기 때문에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탁·박유미·박병현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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