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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실 문 잠근 복지부 … 불신 키우는 ‘메르스 불통’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방역 요원들이 입국장 전체에 살균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대만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올렸고 일본은 한국 여행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다. 메르스로 인해 중국과 홍콩에서 격리 조치된 인원은 한국인 14명을 포함해 88명이다. [김성룡 기자]


지난달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첫 번째 환자(68)가 발생한 직후부터 질병관리본부는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해명을 반복했다. 해당 환자가 어떤 경로를 거쳐 경기도 B병원에 입원했는지, 병원 내에서 걸어서 돌아다녔는지, 아니면 침대에 누워 있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환자의 정확한 행적은 아직도 오리무중 상태다. B병원에서는 스무 명이 넘는 2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병원 이름, 환자 행적 등 공개 않고 ‘메르스 괴담’에 강력대응 엄포만
홍콩 “한국, 메르스 자료 안 보내줘”
양국 의료 교류 일시적 중단 검토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문제는 1일 첫 사망자(57)가 나온 뒤에도 반복됐다. 이 환자는 B병원에 입원한 적 있는 의심환자로 경기도의 또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다 숨졌다. 취재진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복지부에선 “확인해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회피하다 뒤늦게 의심환자라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에서 밝힌 사망 시간과 두 시간이나 차이 나는 잘못된 정보를 발표했다. 첫 사망자 결과와 3차 감염자 발생을 공개하기 전에는 복지부 대변인실의 문을 잠가 기자들의 출입을 아예 차단해 버렸다.



 정부가 환자 발생 병원의 이름과 소재지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일방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개하면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떠도는 병원 명단에 대해 강력히 대응한다는 말만 거듭했다. 대학원생 이지환(28·서울 송파구)씨는 “취지를 잘 설명하면 국민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도 있을 텐데 무조건 안 된다는 식으로 말을 하니 불신이 더욱 커간다”고 말했다. 이일학 연세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는 “정보 공개 가능 범위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 없이 정부가 일방통행식으로 결정하면 국민이 이를 따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불통(不通) 행태는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메르스 담당자 벤 엠바렉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온라인판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메르스 ‘수퍼 확산’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은 병원에서 감염 통제가 제대로 안 됐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에서 (환자 발생 후) 처음 3일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내 10번째 환자(44)가 거쳐가 방역에 비상이 걸린 홍콩의 위생방호센터는 우리 정부에 메르스 환자 자료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1일 밝혔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홍콩 정부에서 (요청이) 들어온 건 사실이지만 그 정보가 방역이나 전파력 방지에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 우리 정부는 방역 목적 이외에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은 한국과 의료 부문에 한해 일시적으로 교류 중단을 추진 중이다. 가오융원(高永文) 홍콩 식품위생국장은 2일 “(홍콩의) 의료계가 서울 지역과 의학 관련 교류를 잠정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홍콩의 한 30대 의사가 지난달 말 한국의 한 병원의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귀국한 후 호흡기 증세를 보인 직후에 나왔다. 이 의사에 대한 메르스 감염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가오 국장은 이어 “한국의 메르스 발병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홍콩 시민에게) 한국에 가더라도 의료 시설을 방문하지 말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글=정종훈 기자,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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