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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박수근이 그린 ‘겨울풍경’ … 은사 집안서 간직해오다 첫 공개





본지 50주년 특별전 DDP서 열려
양구미술관 추모전엔 ‘철쭉’ 나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 꼽혀



박수근(1914~65)의 초창기 수채화 두 점이 처음 공개됐다. 1933년에 그린 ‘철쭉’과 그 이듬해의 ‘겨울풍경’이다. 현존 박수근 그림 중 가장 오랜 것들로 꼽힌다.



박수근의 장녀 인숙씨는 “어머니가 6·25 때 강원도 금성(현재 북한) 집에서 피난 나오면서 아버지의 초기 그림들을 항아리에 넣어 묻어 두셨다. 때문에 지금 이 그림들이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점 모두 은사 오득영(1904∼91)씨 집안에서 간직하던 것이다.



박수근
 박수근은 양구공립보통학교 시절 미술에 두각을 나타냈다. 부인 김복순씨는 “결혼했을 때 그이가 1학년에서 6학년까지의 성적표를 보여줬는데, 다른 과목은 전부 을·병·정이었으나 미술만은 갑상(甲上)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박수근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13세에 보통학교 졸업 후 더 이상 학업을 잇지 못했다. 김씨의 회고는 이렇게 이어진다. “늘 도와주시던 (일본인) 교장선생님은, 진학을 못하더라도 집에서 그림공부를 계속하라고 재료를 사 주며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18세 되던 해 수채화 ‘봄이 오다’로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처녀 입선을 했다. 집안 식구는 물론 교장선생님과 은사이신 오득영 선생님 등 모든 분들이 기뻐했다.”(박수근 20주기전에 쓴 글 ‘나의 남편 박수근과의 25년’)



 오 교사의 맏손자인 오양환 평택 국제대 보건관리과 교수는 “박 화백의 ‘겨울풍경’을 본 할아버지께서 ‘참 좋다’ 하시니 며칠 뒤 다시 찾아와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 다시 가져왔습니다’라며 놓고 갔다. 어머니께 전해 들은 이야기다. 그림은 어머니가 피난짐 쌀 때 둘둘 말린 종이채로 챙겼다. 할아버지는 6·25 때 그 그림을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후에 우리 집에 있는 것을 보고 반가워하셨다”고 돌아봤다.



 박수근은 화가 꿈을 키워준 은사와 각별했다. “할아버지는 춘천사범학교 졸업 후 양구공립보통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만난 박 화백은 할아버지가 홍천으로, 도한으로 전근 갈 때마다 찾아왔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이라 머물다 그림을 그려 놓고 가면, 할아버지는 이를 학교에 걸어뒀다. 해방 전 일이다. 춘천 할아버지 댁엔 굴비나 감자, 나무를 그린 그림이 걸려 있었다”고 전했다. 철쭉을 그린 정물화는 종이 뒷면에 일본어로 ‘つつじ(철쭉)’, 한자로 ‘楊口 朴壽根(양구 박수근)’이라고 적혀 있다. 강원도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엄선미 학예실장은 “선전에 응모하려 했거나, 낙선작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수근은 1932년 선전에 처음 입선하고, 36년부터 8년간 선전에 연달아 입선했다. 33∼35년에는 입선 기록이 없다. 최석태 미술평론가는 “박수근은 고도로 안정된 심리상태의 사람이었다. 그런 차분함이 드러나는 수채화로, 딱 스무 살의 아마추어리즘이 빛나는 그림들”이라고 평가했다.



‘겨울풍경’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8일까지 열리는 중앙일보 창간 50주년, 박수근 50주기 특별전 ‘국민화가 박수근’에, ‘철쭉’은 박수근미술관에서 8월 30일까지 열리는 50주기 추모전에 출품됐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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