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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메르스, 최악의 ‘경계’ 단계에 준해 대처할 때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감염자 30명, 검사 중인 사람이 99명이다. 격리 대상자는 1400명에 육박한다. 새로운 감염 경로로 추정되는 의심환자도 등장했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확산 속도에 놀라며 “한국인 유전자가 메르스에 취약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의 무능과 허술한 방역에 대한 분노와 불안, 그리고 공포감으로 200여 개 학교와 유치원이 문을 닫았다. 부모들은 아이를 놀이터에도 안 보낸다. 일부 지자체는 다른 지역의 환자·격리자 수용을 거부하는 한심한 ‘이기주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이 위기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뒤늦게 메르스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해 민관 합동의 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지역별로 메르스 의심·확진 환자를 진료하는 거점중심병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올바른 조치다. 더 이상 중앙정부는 헛발질을 그만하고 메르스 확산을 제대로 관리·통제하는 중심에 서야 한다. 당·청의 신물 나는 친박·비박 이전투구나 야당의 친노·비노 계파투쟁도 이쯤에서 중단돼야 한다. 지자체 역시 국가 단위의 재앙 극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메르스 사태는 앞으로 보름이 고비다.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의심·확진 환자를 관리하고 병원 밖 3차 감염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일부 ‘과잉 대응’까지 망설여선 안 된다고 본다. 가장 근본적 처방은 현재 ‘주의’ 수준인 경보 단계를 ‘경계’나 ‘심각’으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대외신인도를 고려하면 이는 무리한 조치다. 외국 정부가 한국을 ‘해외여행 제한’이나 ‘여행 금지’ 국가로 묶는 순간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무릅써야 한다. 한국산 먹거리의 통관까지 까다로워진다.



 그렇다고 대내적 조치까지 느슨하게 하는 것은 곤란하다. ‘주의’ 단계에선 컨트롤타워가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고 복지부 산하 인력만 동원 가능하다. 메르스 발병 지역이 지방까지 확산되는 마당에 통제·관리의 한계가 분명하다. 만약 대내적 수준을 ‘경계’로 끌어올리면 국민안전처 장관이 컨트롤타워가 되고 전국의 모든 공무원·경찰의 인력 동원이 가능해진다. 미발병 지역인 영호남과 경기북부 공공의료 인력을 수도권에 집중 투입할 수 있고, 경찰과 지자체 공무원이 집 앞을 지켜 효과적으로 자가 격리를 관리할 수 있다. 예비비 집행 규모도 크게 팽창한다. 피해를 본 병원이나 휴직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면 메르스 자진 신고를 쉽게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메르스 통제·관리를 절체절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강도 높은 선제적 방역 조치만이 불신과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메르스는 이미 단순한 전염병 차원을 넘어섰다. 소비 위축과 해외여행객 급감 등 2차 피해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국가적 위기의식을 갖고 한 개인, 한 가정, 한 지역을 넘어 모두 한마음으로 메르스 통제·관리에 협조해야 한다. 지금은 한국이라는 공동체를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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