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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펀드 ‘M사이즈’ 같은데 … 색깔은 다르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총 7조78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코스피는 올랐지만 투자자들은 차익을 실현하고 주식시장을 떠났다. 그런 와중에 나홀로 자금을 끌어모은 펀드가 있으니, 중소형주 펀드다. 연초 이후 1755억원이 유입됐다. 평균 수익률도 21.2%로, 유럽펀드(18.1%)보다 높다. 중소형주 펀드의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 비교해봤다. 올 들어 가장 많이 팔린 중소형주 펀드 3인방(현대로우프라이스·동양중소형고배당·KB중소형포커스)을 말이다. 중소형주 펀드라고 다 같은 건 아니었다.



힘쓰는 톱3 중소형주 펀드 보니



 가장 인기를 끈 건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였다. 올 들어 1132억원이 몰렸다. 연초 이후 가장 많이 팔린 국내 주식형 펀드 톱3 중 2위다. 수익률도 36.25%로 상위권에 속한다. 1000만원 투자했다면 6개월 만에 326만원을 벌었단 얘기다. 이렇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투자법에 있다. 이 펀드는 성장주에 집중 투자한다.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Earning)에 비해 주가(Price)가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주가순이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을 보면 된다. 다른 펀드는 PER이 20배 수준인데, 이 펀드는 58배가 넘는다. 현재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게 형성된 종목을 골라 담았단 뜻이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조현선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지금 당장의 매출보다 향후 매출이 커질 것 같은 기업에 투자한다”며 “현재나 과거 실적에 30점을, 미래 가치에 70점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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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종목 비중이 60% 가까이 된다는 것도 도드라지는 점이다. 주당 2만5000원 이하의 저가주에 투자해 생긴 특징이다. 지난해 투자 기준을 높이기 전까진 주당 1만5000원 이하 종목에 투자했었다. 저가란 의미의 ‘로우프라이스(low price)’를 펀드 이름에 붙인 것도 이같은 운영 전략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왜 저가 종목에 투자할까. 조 본부장은 “저가주는 정보비대칭으로 인해 실제 가치와 주가 간 괴리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저가주는 대부분 개인이 사고 판다. 그렇다 보니 기업 정보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기업의 실제 가치와 주가 사이에 격차가 생기는데, 펀드가 시장에 들어가 이 격차를 줄여주면 그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략을 쓰는 글로벌 펀드가 실제로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로우프라이스 펀드다. 2009년 설정 당시 이 펀드가 보유한 종목의 80%는 주당 10달러 이하 종목이었다고 한다.



 코스닥 중심의, 주가가 낮으면서 성장성이 높은 종목. 이 말은 뒤집으면 그만큼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조 본부장이 선택한 전략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이다. 개별 대형주를 샀을 때 생기는 위험을 피하면서 대형주 매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지난 3월 현재 현대로우프라이스 펀드 내 코덱스 레버리지 ETF 비중은 1.4%였다.



 올 들어 873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KB중소형포커스 펀드는 정반대의 전략을 쓰고 있었다. 성장 중소형이 아니라 가치 중소형에 투자한다는 말이다. 이 펀드의 매니저는 3대 가치주 펀드 중 하나인 KB밸류포커스 운용자로 유명한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이다. 그렇다 보니 3개 펀드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가장 낮다. PBR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게 1 미만이면, 기업 자산을 모두 처분해 주주들이 나눠 가지고 남는다는 의미다. 최웅필 본부장은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데, 현금 흐름이 좋으면 이익이 회사에 쌓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스닥 종목 비중도 33.6%로, 세 펀드 중 가장 낮다. 실제 매출이나 영업이익 보다 성장 기대감에 기대 주가가 오르거나 업력이 짧은 종목을 사지 않는다는 투자 원칙을 고수하다 보니 코스닥 종목이 낮다는 게 최 본부장의 설명이다. 바이오나 정보기술(IT) 업종 종목이 많지 않은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다. 이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5.1%다. 하지만 최 본부장은 “고위험 고수익 법칙은 펀드에도 적용된다”며 “단순히 수익률만 보지 말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왔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988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동양중소형고배당 펀드는 전체 자금의 70%는 중소형주에, 나머지는 배당주에 투자한다. 보유 종목의 평균 시가총액이 3조1000억원으로 1조원대인 다른 펀드에 비해 높은 것도 배당주 때문이다. 올 3월 현재 이 펀드의 보유 종목을 들여다보면, 삼성전자나 SK C&C 같이 중소형주 펀드에서 보기 어려운 대형주가 눈에 띈다. 액면분할 전 300만원을 호가하던 아모레퍼시픽의 비중도 1.16%에 달했다.



 중소형주 펀드에 배당주 투자를 접목한 건 위험 관리를 위해서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최영철 동양자산운용 스타일운용팀장은 “중소형주 투자는 수익이 높은 만큼 변동성이 크다”며 “이런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배당주를 편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성격의 펀드다 보니 수익률로 1위를 하진 못하지만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중소형주 펀드가 앞으로도 좋을 성과를 낼 수 있는가다. 이달 1일 중소형주 펀드를 새로 출시한 메리츠자산운용의 이정복 대표는 “한국 경제는 소품종 대량생산 구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로 변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성장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역시 같은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펀드에 가입해야 할까. 답은 없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변동성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원하는 공격적 투자자라면 현대로우프라이스 펀드가 적합하겠지만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KB중소형포커스 펀드나 동양중소형고배당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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