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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경제] 원샷법이 뭐죠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요즘 경제 기사를 보면 ‘원샷법’이란 말이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기업들과 관련한 중요한 단어라는데 대체 무슨 뜻인가요? ‘원샷’은 단숨에 들이마신다는 뜻으로 알고 있는데요. 원샷법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M&A 등 절차·규제 완화 … 기업 변신 쉽도록 하려는 거죠



A 틴틴 친구가 헷갈릴만 합니다. 보통 원샷은 ‘한 번에 술이나 음료를 쭈욱 들이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최근엔 다른 의미로도 쓰입니다. 문제를 한번에 해결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거지요. 요즘 자주 등장하는 ‘원샷법’이란 기업의 자율적인 ‘사업재편’을 돕기 위해 정부가 제정하려는 법의 별칭입니다.



 정식명칭은 ‘사업재편지원 특별법(가칭)’이고요. 기존에 수익성이 낮은 사업들을 정리해 재편하려는 기업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빠르고 다양하게 돕기 위한 법입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기존의 사업 방향을 바꾸려해도 “걸리는 법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표시해 왔거든요.



“관련 주총 공고, 2주 전 → 1주 전으로”



 그래서 이런 절차나 규제를 담은 갖가지 법을 ‘하나의 특별법’으로 묶어 기업들이 편하게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 원샷법의 목적입니다. 마치 한 숨에 들이키는 ‘원샷’처럼 시원하게 기업들의 고충을 해결해주자는 바람이 담겨있지요.



 우리에게만 이런 법이 있는 건 아닙니다. 일본도 1999년부터 ‘산업활력재생 특별조치법’을 통해 쏠쏠한 효과를 봤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일본 정부는 이 법을 통해 1999년부터 올 2월까지 628건의 사업 재편을 승인했습니다. 이렇게 사업 재편이 활기를 띠면서 2003년~2007년까지 4만9280여개의 고용이 창출됐습니다. 기업이 갖고 있는 재산에 비해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도 2003년 2.9%에서 2006년엔 3.9%로 올라갔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원샷법은 어떤지 살펴 볼까요. 마침 지난달 27일 윤곽이 나왔습니다.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팀이 만든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안) 제정방안’보고서입니다. 정부는 보고서를 토대로 원샷법을 만들 계획입니다. 이날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국내 원샷법은 크게 ▶기업의 인수합병(M&A) 절차를 줄이고 ▶지주회사 규제를 완화하면서 ▶사업재편 때 세제·금융 지원을 강화한다는 등의 세 갈래로 요약되지요.



 좀 더 자세히 내용을 풀어볼께요. 먼저 인수합병과 관련해선 간이합병이나 소규모합병 요건을 크게 완화하려 합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도 보다 손쉽게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하는 거지요. 지금은 어떠냐구요? 우선 소규모 합병의 경우엔 주식을 새로 발행하게 됩니다. 이 경우 이해관계자가 많은 주주총회 대신 회사내 이사회 의결로 통과한다면 간편하겠죠. 그런데 새 주식수가 전체의 10%를 넘지 않아야 주총이 아닌 이사회 의결로 대체할 수 있답니다. 원샷법은 이런 제한을 종전의 두 배인 전체 주식의 20%까지로 확대하려 합니다. 또 사업 재편과 관련된 주주총회는 현재 2주 전에 공고를 해야 하는데요. 보고서는 이를 1주 전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대기업에서 계열사들이 서로 주식을 보유하는 순환출자와 상호출자 등에 대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자는 방안도 들어있습니다.



“주식매수청구기간 20일 → 10일로” 



 물론 이런 제도만 손질한다고 인수합병이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건 아닙니다. A기업의 소유주가 B기업을 아무리 사고 싶어도, 주주들이 반대하면 인수합병은 어렵습니다. 이처럼 인수합병에 반대할 수 있는 주주의 권리로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대표적입니다. ‘나는 합병에 반대하니 대신 내 주식을 사가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죠. 원래는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권리 행사가 많아지면 인수합병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해왔습니다. 예컨대 삼성그룹은 지난해 계열사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추진하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예상보다 많아 이를 철회했지요.



재계선 “원샷법 보고서 아직 불충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 교수팀은 기업이 소액주주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기간을 상장사의 경우 1개월에서 3개월로, 비상장사는 2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기업에게 돈을 융통할 시간을 더 준 겁니다. 합병 등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주식을 사달라고 할 수 있는 기간도 주총 이후 20일에서 10일로 줄이는 방안도 더했습니다. 두 가지 모두 기업의 자금부담을 덜어주려는 게 목적입니다.



 원샷법 보고서엔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지주회사와 관련한 규제 완화도 포함됐습니다. 지주회사 체제에선 보통 아래에 자회사, 손자회사를 두게 됩니다. 자회사들이 손자회사에 대해 공동으로 돈을 모아 출자하면 자금 부담이 훨씬 덜 하겠지요. 그런데 지금은 금지돼 있는 이 공동출자를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기간 중 최대 4년까지 허용하자는 겁니다. 



 원샷법이 모든 기업의 활동을 보호하고 장려하는 건 아닙니다. 생산품이 과잉으로 공급돼 전망이 어두운 분야의 기업이나 새로운 성장사업 진출을 위해 합병 등을 추진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나온 보고서 역시 엄정한 사후 관리를 통해 사업재편 계획의 주요 내용을 대중에게 알리고, 그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토록 했습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승인을 받았거나, 정당한 이유없이 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 원샷법으로 누린 각종 편의는 취소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재계는 원샷법 보고서가 아직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게 재계가 요구해 온 주식매수청구권 자체에 대한 제한 등의 내용은 빠져있다는 거지요. 여기에 기업들은 정부의 세금 지원도 더 필요하다고 요구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원샷법에 앞서 기업들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기업들 역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거지요. 원샷법으로 아무리 정부가 기업을 도우려 한들 기업들 스스로 뼈와 살을 깎는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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