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제2롯데월드 공사 이후 “비행기 소리 시끄러워 못살겠어요”

송파·분당, 군용기 소음 민원 급증

지난달 26일 성남 공군비행장에서 이륙한 한 군용기가 분당구 삼평동 상공을 날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 군용기가 삼평동 아파트 단지 위를 낮게 비행하고 있다. [조진형 기자]


서울공항 인근 비행 고도 제한 사라져
분당 삼평동, 3시간 동안 최대 75dB 기록
활주로 3도 틀면서 새 비행 구역 피해도



약 500건. 지난해부터 송파구청 대기팀에 접수된 ‘비행기 소음’ 민원 숫자다. 올해 들어서는 관련 민원이 30% 더 늘었다. 민원 대부분은 ‘서울공항’으로도 알려진 성남 공군비행장에서 날아오는 군용기가 낸 소음 때문이었다. ‘소음 공해’에 시달리는 곳은 송파구 가락·문정·방이·풍납동 일대부터 성남 판교신도시까지다. 인근에 사는 주부 이모(45)씨는 “아파트 꼭대기 층에서 창밖으로 날아가는 군용기가 자주 보인다. 소음에 유리창까지 흔들릴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기자가 서울공항에서 5㎞ 가량 떨어진 분당 삼평동에 가봤다. 오후 12시35분쯤 한 군용기가 ‘부웅’ 하는 요란한 굉음을 내며 날아갔다. 인근 사거리에 순간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50~60㏈였던 소음도는 75㏈로 치솟았다. 이후 약 3시간 동안 비슷한 소음을 낸 군용기가 일곱 대 더 목격됐다. 소음이 몰린 시간대는 오후 3~4시다. 분당 삼평고등학교의 주지태 교감은 “소음 때문에 수업이 자주 지장을 받는다. 교사와 학생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성남에 서울공항이 세워진 건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공항은 군 물자를 수송하거나, 조종사들의 훈련장 역할을 했다. 이 공항이 건설됐던 당시 주변엔 농지와 녹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서울 송파구와 경기 분당구에 아파트가 대거 지어졌고, 2000년대 후반 들어 판교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인구가 대폭 늘었다. 소음에 따른 민원도 증가했다. 상당수가 잠을 못 이루거나, 한여름에 창문을 못 여는 ‘생활 불편’이다. 성남시청과 송파구청 측은 “주민이 접수하는 민원이 군대(국방부·공군)와 지자체(송파구청·경기 성남시청·분당구청)로 나뉘다 보니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2009년엔 롯데타워(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되면서 소음이 더 심해졌다. 높이 555m에 달하는 롯데타워가 들어서게 되면서 이 일대 비행 고도 제한이 사라졌다. 그 이전엔 높이 270m 이상이라는 비행 고도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높은 555m의 롯데타워가 들어서면서 270m라는 고도 제한이 무의미해졌다. 현재는 자연·인공 장애물 보다 높게 날면 된다. 롯데타워와 비행기가 부딪치지 않도록 서울공항의 비행 활주로 역시 3도가량 틀었다. 이 때문에 송파·성남 일부 지역의 비행 반경이 달라졌다.

 서울공항 측은 소음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군용기와 헬기가 내는 소음과 민간 항공기가 내는 소음을 혼동한다는 것이다. 공군 측은 오히려 대규모 에어쇼 등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행사 때문에 생기는 민원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에어쇼 행사로 접수된 민원이 지난해 9월 80여 건에서 올해 5월 10여 건으로 줄었다”며 “사전에 지자체와 주민에게 양해를 얻은 탓”이라고 밝혔다.

 주민 중엔 공군비행장에서 소음이 발생한다는 걸 알면서 입주했으니 이제 와 불만을 제기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용인 수지에 사는 한 주부는 “공군비행장은 40여 년 전부터 이곳에 있었고 소음도 계속 있었다. 소음이 문제라면 다른 곳에 입주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군 공항과 관련된 분쟁은 적지 않다. 2009년 6월 공군 수원비행장 인근 주민들이 “소음으로 피해를 보았다”며 낸 소송에 48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2년 후엔 서산 해미공항 주변 전투기 소음과 관련해 서울고등법원이 서산 주민에게 약 4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미옥 송파구청 대기팀장은 “소송을 내려면 아주 시끄러운 소음이 장시간에 걸쳐 발생해야 하는데 송파, 판교 일대 소음은 비교적 길지 않은 시간 동안만 발생하기 때문에 소송을 낼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판교 주민 원모(44)씨는 “공군이 훈련과 비행 일정에 지장을 받으면 안 된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판교는 신도시라 아파트가 대부분이니 비행 방향을 바꾸거나, 저공비행을 자제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공군 관계자는 “일부 행사를 열 때 더 넓은 지역의 주민들에게 협조와 양해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남시는 ‘도시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20여 년 전부터 서울공항 이전을 요청해 왔다. 이에 대해 공군 측은 “서울공항 이전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관련 기사]
외근 많은 화요일 소음 제일 심해요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