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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칼럼] 마윈의 투자법칙에서 배우는 노후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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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경제선임기자

“35세 때까지 여전히 가난하다면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그건 당신 자신의 탓이다.” 13억 인구를 껴안고 있는 중국의 세계적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馬雲)의 말이다. 30년 넘게 고도성장을 달성해 온 중국에선 35세를 넘기고도 가난하다면 게으르거나 무능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에선 어떨까. 35세라고 해야 사회 초년병을 갓 벗어난 나이다. 대학 진학률이 높고 취업 전략 때문에 졸업을 미루는 경우도 많은 한국에선 대학을 7~8년만에 졸업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마윈의 가난 발언을 한국의 경우에 대입하면 40세 정도는 돼야 할 듯 싶다. 얼마 전 한국을 찾았던 마윈의 강연은 명쾌했고 진솔하고 설득력이 있었다. 그래서 35세 가난론의 메타포를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더구나 그의 강연은 앞으로 기나긴 반퇴시대를 살아갈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될만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었다. 특히 청년들에게 금과옥조가 될만한 마윈의 투자법칙을 6개로 정리해봤다.
 

1. 시드머니를 확보하라= 마윈은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자 실리콘 밸리로 달려갔다. 투자자들을 섭외하기 위해서였다. 열 곳이 넘는 곳을 찾아다니며 열정적으로 사업모델을 설명했지만 모두 고개를 내저었다. 실리콘 밸리의 첨단기업들 가운데서 투자처를 골라도 차고 넘치는데 이름도 생소한 중국의 무명 벤처기업가에게 돈을 빌려줄 사람은 없었다.

마윈은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사업을 할 때 처음부터 너무 크게 하려고 나서지 말라는 얘기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자신의 제품을 사용하고 호응을 얻으면 고객을 좀 더 주변으로 확대하라고 한다. 그러다보면 저절로 사업의 범위가 국경을 넘어간다는 얘기다. 처음부터 덜컥 사업을 키우려는 것은 순리가 아니라는 게 마윈의 투자 법칙 첫번째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데 돈이 없어 성장동력을 얻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마윈의 애기를 들어보면 처음부터 남의 돈에 너무 기대서는 일을 제대로 키울 수 없다는 얘기다.주택을 마련하거나 주식에 투자할 때 빚에 너무 의존하면 무리가 따르는거나 같은 이치다. 반퇴준비도 마찬가지다. 대박을 터뜨려 한방에 준비하기 보다는 장기계획을 세워서 꾸준히 해야 한다.

2. 젊어서 실패는 자산이다= “끝임없이 상상하고 도전하는 창업가 정신을 목숨처럼 지켜야 한다. 저 같은 사람도 성공했는데 여러분도 성공할 수 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니 빈말이 아니다. 그는 영문학을 전공한 평범한 영어교사였다. 그러다 인터넷시대가 올 것을 예측하고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해 시장가치 약 242조원의 세계2위의 인터넷기업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 됐다. 그는 뭐 하나 내세울 게 없었다. 그런데도 기적 같은 성공을 일으킨 원동력은 젊어서 되풀이했던 실패 덕분이었다. 그는 대학입시에도 낙방해보고 입사시험에도 수십 차례 떨어졌다고 한다. 위대한 발명과 성공은 원래 실패를 딛고 일어설 때 가능하다. 획기적 혁신을 의미하는 ‘브레크쓰루’를 연구하는 실패학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한 성공은 실패 속에 숨어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실패는 젊음의 특권이란 얘기다.

3. 중소기업에 취직하라= 취업이 어렵고 기나긴 반퇴시대 준비가 어려운 청년들이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대기업에 들어가면 거대한 조직의 일개 구성원이 된다. 명함은 그럴듯할지 모르지만 복잡성이 증대되고 있는 현대 조직에서는 많은 것을 배우기 어렵다. 더구나 언제든 대체되기도 쉽다. 대기업에서 정년 퇴직을 하기가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윈은 창업 또는 중소기업 취업을 적극 권장했다.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대기업에선 맡겨진 일만 해야 하고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전방위로 일을 배워야 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노후가 길어진다. 창업과 중소기업 취업은 반퇴시대에 더욱 적합한 직업경로(career path)라고 할 수밖에 없다.

4. 30대에는 스승을 가져라= 현재 30~39세라면 지금이라도 회사에서 스승을 찾아나서야 한다. 이 연령대는 회사의 무릅과 허리에 해당한다. 가장 왕성하게 일을 배우는 시기다. 이 때 배운 일로 평생의 전문성이 형성된다. 대기업에 있다면 배울 폭이 그리 넓지 않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러나 중소기업에 있다면 지금이 기회다. 자신만의 안목을 기르고 역량을 발휘해볼 수 있는 기회다.

성과의 함수는 Performance=F(A×M×O)라고 할 수 있다. 성공의 조건은 능력ㆍ동기부여ㆍ기회의 곱셈이란 얘기다. 여기서 어느 하나가 없어도 성공하지 못한다. 대기업에선 능력 경쟁도 치열하고 기회를 잡기도 어렵다. 조직 전체는 강하지만 상당수가 잠재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50대 초반이 되면 조기퇴직으로 회사를 떠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중소기업에 있으면 혼자서 많은 것을 해야 한다. 이런 얘기는 맨손으로 세계적 기업을 일으킨 마윈이 청년들에게 주는 최고의 인생 팁이라고 볼 수 있다.

5. 40~50대는 자신의 일을 해라= 창업을 했거나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자신이 결정해서 할 수 있는 운신이 폭이 넓다. 30대까지 쌓은 지식과 경험을 쏟아부어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라는 뜻이로 풀이된다. 대기업에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자신이 맡은 분야의 최고 달인이 되면 퇴직 후에도 관련 분야에서 길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6. 60대는 인생을 즐겨라= 맘껏 일을 했고, 경제적 성취가 넉넉하다면 가장 이상적인 인생 경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딱 떨어지는 얘기가 아닌듯 싶다. 오히려 반퇴시대가 되면서 노후를 위해 일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60대 퇴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윈의 조언대로 60대에 즐기려면 젊어서 1~5법칙에 충실해야 한다. 이미 50대가 된 사람은 어떻게 하냐고?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마윈은 IT시대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줄 아는 기업이 성공하는 DT(데이터 테크놀러지)시대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세상은 또 바뀐다. 변화를 잘 읽으면 새로운 기회는 언제든 잡을 수 있다.

김동호 경제선임기자
 

☞알리바바=영어교사였던 마윈(馬雲)이 중국 제조업체와 해외 구매자들을 위한 B2B(기업 대 기업) 사이트(Alibaba.com)를 1999년 개설하면서 설립됐다. 2000년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했고, 2003년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淘寶)를 개설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 영향으로 미국 이베이(Ebay)가 2006년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Alipay)를 설립했고 2008년에는 해외 제품을 중국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사이트 티몰을 열었다.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3년 기준 알리바바 산하의 사이트에서 팔린 상품은 2480억 달러 규모로 이베이ㆍ아마존(Amazon)의 거래 규모를 더한 것보다 더 많다. 2014년 7월 기준 일본 소프트뱅크가 34.4%, 야후가 22.6%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윈 회장은 8.9%로 개인으로는 최대 지분을 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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