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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탄저균 탓” … 메르스보다 더 빠르게 번지는 괴담

보건복지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3차 감염자 차단을 위해 민관 합동대책반 구성을 발표한 31일 서울대병원은 메르스 감염자 격리센터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전담 의료진을 배치한 병원 측은 일반 응급환자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격리센터를 응급센터 밖에 설치했다. 김상선 기자


서울 중구에 사는 최숙현(34)씨 가족은 지난달 30일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자녀들을 데리고 동물원에 가기로 했던 일정을 취소한 것이다. 최씨는 “메르스가 낙타에서 시작된 것이란 얘기를 들으니 동물원에 가는 게 꺼려졌다”며 “공기를 통해서도 전파된다는데 조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15명으로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5월 마지막 주 주말, 시민들의 일상은 ‘메르스’ 경계 심리로 뒤덮였다.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가 교외 나들이를 포기했다.

 과천 서울대공원에는 관람객이 전주 주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5월 30~31일 이틀 동안 찾은 관람객은 31일 오후 3시30분 현재 3만5183명. 메르스가 이슈로 본격 등장하기 전인 23~24일 찾아온 7만9912명의 40% 수준이었다.

 대형마트에도 ‘메르스 특수’ 바람이 불었다. 관련 위생제품을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9일간 물티슈와 향균 비누 판매량이 같은 달 6~14일보다 21.6%, 128.1%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핸드워시 12.5%, 구강청결제 15.8%, 마스크 7.5% 등 판매량이 늘었다. 31일 오후 지하철 2호선에서도 객차당 평균 2~3명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탑승했다. 고깃집에서는 마늘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마늘을 먹으면 메르스에 걸리지 않는다’는 소문 때문이다. 회사원 김영호(56)씨는 “회사 동료들의 카톡방에서 정보를 접하고 어제만 마늘을 10개 먹었다”고 말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매개로 한 괴담들이 퍼지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처럼 출처불명의 주장들이 ‘팩트’처럼 꾸며진 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 탄저균 배달사고의 여파 때문인지 주한미군과 관련된 괴담이 많았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주한미군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신종 생물학무기’ ‘한국에 백신을 팔아먹기 위한 미국의 음모’ ‘메르스는 미군기지에 배송된 탄저균 때문’이란 내용의 글들이 수만 건의 조회 수와 함께 게시물 상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주한미군에서는 생물학무기 제조실험을 하지 않으며, 오산 미군기지에 배송된 탄저균도 질병관리본부 참관 속에 완벽하게 멸균됐다”며 “시중에 떠도는 괴담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메르스 환자가 방문해 중환자실이 폐쇄됐다’는 소문이 퍼진 OO병원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병원 측은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을 폐쇄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지난달 26일 메르스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온 후 중환자실 격리병실로 이동시켰고, 이후 28일 국가 지정 격리시설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또 ‘외신에서 한국 상황을 긴급 재난 1호로 타전하고 있다’는 루머에 대해 보건복지부 메르스 대책본부는 “메르스는 감염병 위기경보체계로 관리되며 ‘관심’ ‘주의’ ‘경계’ ‘심각’의 네 단계 중 ‘주의’ 단계”라고 설명했다. 본부는 “진원지로 지목됐다는 경기도 지역도 메르스 전염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감염 및 예방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 적지 않다. 공기 중으로 전파된다는 괴담이 대표적이다. 메르스 대책본부는 “메르스는 2m 이내 근거리에서 침 튀김을 통해 전파된다”며 “(메르스는) 공기 중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대책본부는 인터넷에 확산 중인 괴담 유포자에 대해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글=유성운·김민관·박병현 기자 pirate@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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